삼성 선동열 감독-SK 김성근 감독.
SK,선발 변화로 승수 챙기기
삼성, 이기는 경기엔 불펜 총력
한국시리즈(KS)는 단기전보다도 ‘중기전’에 가깝다. SK 김성근 감독이나 삼성 선동열 감독이 6∼7차전까지 길게 보는 것도 그래서다. ‘4연승이 아니라 몇 패를 떠안더라도 4승만 먼저 하면 이긴다’는 관점이다. 힘을 줄 때와 뺄 때, 그 타이밍을 어떻게 잡느냐에 양 팀의 운명이 갈린다. 이 대목에서 최고 전술가로 꼽히는 양 감독의 속내를 들여다봤다.삼성, 이기는 경기엔 불펜 총력
○SK 사이드
한마디로 ‘최악 상황에서도 이길 수 있는’ 시나리오를 그린다. 김광현이 출격하는 1,5차전을 무조건 잡아준다는 전제에서 SK의 전략은 시작한다. 1차전에 SK는 카도쿠라까지 불펜대기를 시켜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1차전만 잡을 수 있다면 카도쿠라를 3차전 선발로 돌리고, 2차전에 다른 투수를 투입하는 밑그림을 그려놓은 것이다.
실제 이 시나리오에 입각해 이승호(37번)를 2차전에 놓아서 해볼만하면 불펜 대결로 끌고 가고, 3차전에는 카도쿠라를 넣어 매치업의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이다. 여기서 포인트는 4차전 선발이 누구냐는 것인데 김성근 감독은 글로버와 전병두의 쓰임새를 놓고 아직까지도 장고 중이다.
김 감독이 “한국시리즈가 일찍 끝나면 기적”이라고 말한 맥락도 그래서다.
김광현, 카도쿠라가 투입되지 않는 경기를 전부 못 이길 가능성을 상정하고 계산하는 것이다. SK로서 다행스러운 점은 정대현 송은범 이승호(20번) 정우람 등 이기는 불펜진의 컨디션이 상승세라는 대목이다. 김 감독은 “2회부터 송은범을 투입할 수도 있다”고도 말했다. KS에서 유독 모호한 화법으로 일관하는 데에는 실제 팀 자체에 내재한 불확실성의 이유도 담겨있다.
○삼성 사이드
선 감독은 “문학 2경기 중 어떻게든 1승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정황상, 15일 1차전 전까지는 아무래도 2차전에 무게중심이 쏠렸다. 그러나 레딩을 투입한 1차전도 해볼만하다 싶으면 정현욱, 안지만, 권혁 권오준 등 불펜 총력전을 불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는데 실제 그렇게 됐다. 2차전은 차우찬, 3차전은 배영수, 4차전은 장원삼을 선발로 예고해 정공법을 택했다.
새로 엔트리에 추가한 오승환을 5회 2사 만루에 투입하는 예측불허의 수도 썼다. 결국 투수에서 갈린다는 것이 공통된 시선이다.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