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릴레이 인터뷰] SK 정우람이 두산 김재호에게 묻다

입력 2010-10-25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미소천사’ 두산 김재호가 스포츠동아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동갑내기 친구 SK 정우람과 즐거운 수다를 떨었다. 첫 눈에 호감을 가졌다는 둘은 미국 플로리다 교육리그를 통해 맺은 인연을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미소천사’ 두산 김재호가 스포츠동아 릴레이인터뷰를 통해 동갑내기 친구 SK 정우람과 즐거운 수다를 떨었다. 첫 눈에 호감을 가졌다는 둘은 미국 플로리다 교육리그를 통해 맺은 인연을 6년째 이어오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그 죽일놈의 인기 비결, 살인미소 덕분이니?
단 한 번의 인연이었다. 프로에 입단해 설레는 마음으로 가게 된 플로리다 교육리그. SK 정우람(25)과 두산 김재호(25)는 첫 눈에 서로에게 호감을 느꼈다고 했다. 비록 유니폼이 달랐지만 그렇게 인연을 맺은 동갑내기 두 친구는 벌써 6년째 돈독한 우정을 쌓아오고 있다. 비록 한국시리즈 맞대결이 무산되고 두 친구의 선의의 경쟁은 내년으로 연기됐지만 정우람은 김재호에게 “재호가 우리 시대에 ‘좌’용규(KIA) ‘우’재호라고 할 정도로 유명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고, 김재호도 정우람에게 “우람이가 우리나라 좌완불펜 중에서 최고”라고 극찬했다. “올해는 실패했지만 내년에는 꼭 큰 무대에서 만나자”며 굳은 약속도 건넸다. 한편 김재호는 다음 릴레이인터뷰 대상자로 한솥밥을 먹다가 올시즌 한화로 트레이드된, 친형 같은 존재라는 이대수를 지목했다.

○정우람이 김재호에게

재호야, 잘 지내지? 아직도 신인 때 플로리다 교육리그에서 함께 땀 흘렸던 기억이 생생한데 그게 벌써 6년 전이 돼버렸네. 세월 참 빠르다. 널 공항에서 처음 봤을 때 첫인상이 참 좋더라고. 우리가 말을 많이 나누지는 않았지만 ‘아! 저 친구랑 친해지겠구나!’ 싶었거든. 너도 2군에서 만나든, 1군에서 만나든 늘 웃는 얼굴로 반갑게 맞아줘서 항상 고맙게 생각한다. 광저우아시안게임 국가대표 최종명단이 발표되고 야구장에서 나를 만났을 때 네가 위로해줘서 진짜 감동 먹었던 거 모르지? 너도 지금처럼 항상 밝고 씩씩한 모습 잃지 않길 바라고, 내년에는 네가 두산의 기둥이 되기를 진심으로 응원할게. 남은 기간 부상 조심하고 후회 없이 보내도록 하자. 그리고 다음 시즌에는 꼭 한국시리즈에서 맞붙는 거다. 참! 나 결혼한다. 청첩장 보낼게∼^^*

○김재호가 정우람에게

헉! 너 결혼하냐? 몰랐던 사실이네(웃음). 뒤늦게라도 알아서 다행이고 꼭 청첩장 보내주라. 나도 플로리다 교육리그에서 널 처음 봤을 때 이미지가 정말 좋더라고. 우리는 둘 다 말수가 많은 편이 아니었잖아. 그런데 그게 오히려 더 잘 맞았던 것 같아. 그리고 네가 아시안게임 대표팀 엔트리에 들지 못해서 내가 다 아쉽더라. 이번 시즌에 고생 많이 했잖아. 이제 회복은 좀 됐냐? 그런데 우람아, 네가 야구를 1, 2년 하고 그만둘 게 아니잖아. 10년 뒤 아니, 그보다 더 멀리 내다보면 사실 2년이라는 시간이 별 게 아니야. 앞으로 야구선수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생각하면서 어려운 상황을 잘 극복하길 바란다. 물론 마음은 쓰리겠지만. 몸 관리 잘 하고 건강해라. 조만간 야구장에서 보자.Q1. 공수 겸비했는데 왜 자주 못나와?

A1. 딴 이유 뭐 있겠어, 실력 부족이지

- 항상 웃는 모습과 씩씩한 모습이 참 보기 좋은데 어떡하면 그렇게 표정이 아름답냐?

“하하하. 아름답기는 무슨. 오히려 너무 자주 웃다보니 얼굴에 주름만 많아진다(웃음). 그저 사람들이 좋게 봐줘서 고마울 따름이지. 일부러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는 부분도 있어. 내가 고등학교 때까지는 인상을 많이 쓰는 스타일이었거든. 친구들도 말을 함부로 못 걸었으니까. 어쩌다보니 다가오기 힘든 이미지가 박혔더라고. 이제는 잘 웃으니까 사람들도 편하게 대해주고 그래.”



- 먼저 군대를 경험한 선배로서 군에 있는 2년 동안 어떤 생각을 많이 했는지. 그리고 조언해주고 싶은 말은 없는지.

“나는 ‘빨리 끝내고 말자’는 생각 때문에 일찍 가서 오히려 부담이 적었던 것 같아. 물론 운동선수들한테 현실적으로 2년이라는 공백이 크지. 그런데 생각보다 그 속에서 생활하는 것, 자체는 나쁘지 않아. 야구할 때는 야구에 관련된 사람들만 만났는데 군대에서는 다양한 직업의 사람들을 만날 수 있잖아. ‘야구선수 김재호’가 아니라 ‘인간 김재호’로 살아가면서 필요한 지인들이 생겼다고 할까? 많은 관중들 앞에 못 서는 아쉬움이 있지만 야구장을 떠나 일상생활에서 작은 행복을 발견할 수 있지.”

- 수비할 때 동작이 참 빠르고 매끄럽고 부드럽더라. 타격도 스윙이 참 다이내믹하던데. 경기에 왜 자주 안나오는지? 혹시 잔부상이 있는 거 아닌지? 걱정스럽다.

“잔부상은 없는 편이야. 건강해서 그런지 잘 안 아프다. 내가 경기에 못 나가는 건 간단해. ‘실력이 부족해서!’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냐.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경기에 많이 나가도록 해야지.”

- 너랑 맞대결은 많이 안했지만 내 볼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부탁한다.

“신인 때는 ‘스피드는 느리지만 컨트롤은 좋은’ 투수라고 생각했거든. 그런데 어느 순간 볼이 빨라지기 시작하더니 무서운 투수로 성장했더라고. 변화구도 다양하게 던지니까 타자 입장에서는 상대하기 까다롭지. 실제 많은 타자들이 네 볼은 잘 못치잖아. 과찬이 아니라 직구스피드 나지, 변화구 컨트롤 좋지. 아마 좌완 중간계투 중에서는 네가 우리나라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어. 하긴 넌 신인 때부터 코치들이 뭘 하라면 하라는 대로 군소리 없이 소화하는 스타일이었어. 그때부터 잘 될 줄 내 이미 알아봤다(웃음).”


Q2. 두산 화수분 야구의 비결은 뭐니?

A2. 붙박이 주전 NO…팀내 경쟁 살벌


- 인기가 참 많은 선수 중 한 명인데 그 인기가 살인미소 때문이냐?

“꼭 그렇지도 않아(웃음). 좋게 봐줘서 고맙긴 하다. (고개를 갸웃하다)아무래도 인상이 순해보여서 그런 것 같은데…. 잘 웃어서 그런 것 같기도 하고. 요즘 좋아해주는 팬들을 위해서라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해.”

- 두산은 매년 상위에 랭크되고 새로운 선수들도 많이 배출되는데 네가 보기에 두산 화수분야구의 정체는 뭐냐. 비결이 뭐라고 생각해?

“화수분야구라는 말은 거꾸로 보면 ‘몇몇 선수들을 빼고는 주전이라는 게 없다’는 얘기이기도 해. 실제 팀 자체경쟁이 굉장히 심하거든. 아무래도 살아남아야 하니까 죽기 살기로 하게 되지. 그리고 감독님이 시즌 시작하기 전에 ‘올해의 선수’를 지목하신 뒤에 기회를 주시는 편이야. 사실상 신인을 꾸준히 기용하기 어려운데 믿음으로 중용해주시잖아.”

- 군대도 해결했는데 여자친구는 있는지? 결혼은 언제쯤?

“결혼은 빨리 하고 싶은데 쉬운 일이 아니더라고. 나야말로 묻고 싶다. 결혼 빨리 할 수 있는 비결이 뭐냐? 알려주라. 기왕이면 여자친구도 소개시켜주고.”

- 야구 안 할 땐 뭐하냐? 무지 궁금하다.

“영화를 많이 보는 편이야. 재미있는 TV쇼 프로그램도 많이 보고. 웃으면서 스트레스를 푸는 편이거든. 내가 원래 활동적이지 못 해서 밖에는 잘 안 돌아다니는데 누가 그러더라. ‘젊었을 때 많이 돌아다녀야 한다’고. 그래서 요즘은 틈틈이 밖에 나가서 친구들과 놀고 있어.”

김재호는? ▲생년월일=1985년 3월 21일 ▲출신교=남정초∼중앙중∼중앙고 ▲키·몸무게=181cm·75kg(우투우타) ▲프로 데뷔=2004년(2004년 신인 드래프트 두산 2차 지명) ▲2010년 성적=83경기 85타수 19안타(타율 0.224) 8타점 15사사구 5도루 ▲2010년 연봉=5400만 원

정리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