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선수 전가을. 스포츠동아DB
“올해는 징조가 좋아요.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트리플 크라운’ 달성해야죠.”
전가을(22·사진·수원시시설관리공단)은 25일 소집된 여자대표팀 훈련 합류를 위해 목포축구센터로 향하는 길에 스포츠동아 전화를 받았다. 목소리는 유쾌했다. 한 마디 한 마디 톡톡 튀고 생기가 넘쳐흘렀다. 올해 WK리그 팀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올랐고, 최근 막을 내린 피스퀸컵에서도 한국을 정상에 올려놓아 골든볼 수상자로 선정돼 상한가를 치고 있는 전가을과 전화 인터뷰를 나눴다.
● 좌절 딛고 성장
전가을은 올 5월 좌절을 맛봤다.
대표팀 일원으로 중국 청두 아시안 컵에 나섰지만 한국은 3위 안에 들지 못해 내년 독일 여자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그러나 불과 5개월 만에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 5월 당시와 현재를 비교하는 질문에 “분명한 건 그 때와 지금은 마음가짐이나 정신자세 등 모든 게 다르다는 점이다. 아시안게임 때는 훨씬 더 나아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굳은 각오를 밝혔다.
성장의 가장 큰 원동력은 WK리그였다. 그는 “1주일에 한 번씩 꾸준히 게임을 하면서 경기력 향상에 큰 도움을 받았다. 더구나 작년에 꼴찌였던 우리 팀이 우승해서 더 큰 자신감이 생겼다. 현재 대표팀 분위기도 워낙 좋고 모두들 할 수 있다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말했다.
● 올 가을은 나의 것
전가을은 운동을 해야 할 운명이었다.
어린 시절부터 가만히 있지 못해 몸이 근질근질했고 활동적인 것을 좋아했다. 밖에서 놀다 오면 부러지고 까지는 일도 부지기수였다. 같은 또래 남자아이들에게도 완력으로 지지 않아 골목대장 노릇을 했다.
축구를 본격 시작한 뒤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나 리오넬 메시(바르셀로나)의 동영상을 탐구하는 게 중요한 일과였다. 국내 여자축구 최고 테크니션은 이렇게 탄생했다.
“한 해에 우승을 세 번 해본 적은 없는 것 같다“는 그에게 아시안게임 금메달은 화룡점정이 될 것이다. 전가을은 “내 생일이 가을이라(9월 14일) 아버지가 이름을 이렇게 지어주셨다. 올 가을에 좋은 일이 있을 것만 같다”고 웃음 지었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