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중국관중, 한국양궁대표팀 눈 거울로 빛반사…

입력 2010-10-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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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람 맞으며 텐을 쏴라!
서귀포 바람 광저우와 판박이

내일부터 본격 가상훈련 돌입

야구장서 소음 적응력도 키워
도전하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어렵다고 했다. 세계최고의 실력을 자랑하는 한국양궁이 그렇다.

광저우아시안게임 개막까지 남은 시간은 이제 보름 남짓. 여자대표팀 조은신(경희대) 감독은 “올 한 해 흰머리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할 정도로 스트레스가 심하다. 수성을 위해 갖가지 변수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대표팀은 작은 외부요인에도 흔들리지 않기 위해, 첩보전과 외교전도 불사하고 있다.

○양궁협회 광저우에 코치 급파

대한양궁협회는 이달 중순, 대표팀 남녀코치들을 광저우에 급파해 현지 분위기를 살폈다. 남자대표팀 양창훈 코치는 한 때 중국대표팀을 지도하며 장쥐안쥐안(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등을 키워낸 중국통. 그래서 현지 자료들을 더 면밀하게 수집할 수 있었다. 코치들은 바람과 풍향은 물론 경기장내 관중석의 배치까지 조사해 대한양궁협회에 보고했다.


○28일부터 서귀포 전지훈련



아시안게임이 열릴 경기장 주변에는 산지가 없다. “평지지형이라 센 바람은 불지 않지만 다소 묵직한 느낌의 바람이 분다”는 것이 대한양궁협회 서거원 전무이사의 설명이다. ‘묵직한 느낌’은 ‘얼핏 큰 영향을 줄 것 같지 않은데도 화살이 많이 날리는 것’을 뜻한다. 서 전무는 “야구에서 구질이 묵직하다는 것과 같은 의미”라고 덧붙였다. 양궁대표팀이 28일부터 11월1일까지 제주도 서귀포로 전지훈련을 떠나는 이유 중 하나도 바람의 영향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소음 적응력은 필수

사실 남자대표팀 김성훈(상무) 감독과 여자대표팀 조은신 감독이 바람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중국관중이다. 한국양궁은 2008베이징올림픽에서도 중국관중들의 매너 없는 응원에 고전했다. 당시 여자대표팀 사령탑이던 문형철(예천군청) 감독은 “선수들이 화살을 놓는 타이밍에 정확히 호루라기를 불더라. 이건 보통 관중이 아니라 양궁을 아는 사람들이 하는 짓”이라고 정색할 정도였다. 아시안게임이 열릴 경기장은 베이징올림픽 당시보다 관중석 높이가 더 낮아졌다. 선수들과 관중이 동일한 높이에 있기 때문에, 무차별 응원테러의 영향은 더 커질 수 있다. 이미 대표팀은 소음적응 등을 위해 야구장과 경정장 훈련을 마쳤다. 최근 전방군부대에서 군사훈련을 받은 것도 담력을 키우기 위한 것이었다.


○무차별 응원테러 준비는?

여자대표팀의 에이스인 윤옥희(예천군청)는 9월 상하이에서 열린 국제양궁연맹(FITA) 4차 월드컵에서 뜻밖의 난관에 봉착했다. “중국 일부 관중이 반사경(거울)으로 빛을 비춰 조준을 방해한다”는 것이었다. 대한양궁협회는 이미 FITA에 같은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비책 마련을 요구했다. 서거원 전무이사는 “골퍼들이 샷을 준비할 때 갤러리들이 조용히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격발준비시 정숙상태 유지에 힘써 줄 것을 FITA에 당부했다”고 밝혔다. 경기 외적인 부분 때문에 피해를 입지 않도록, 외교적인 부분에서까지 금빛 조준은 이미 마친 상황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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