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일사항도 여러번 요청 가능
세부규정 없어 골칫거리 전락
여자프로농구의 비디오판독이 명확한 세부규정 부재로 현장의 원성을 사고 있다.세부규정 없어 골칫거리 전락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지난 시즌 챔피언 결정전을 앞두고 비디오판독 시스템을 도입했다. 이어 올 시즌에는 비디오판독의 범위를 넓혔다. 4쿼터 또는 연장 종료 2분 내, 7점차 이내 경기에서 14·24초 버저비터, 터치아웃, 파울, 그리고 3점슛에 대해 비디오판독을 요청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랭하다. 30일 안산 와동체육관에서 열린 신한은행-신세계전에서 나온 상황이 대표적이다.
4쿼터 종료 27초를 남기고 점수는 58-58. 신세계 양정옥이 공을 가로채는 순간 신한은행 강영숙이 진로를 방해했다고 판단한 심판진은 파울을 선언했다. 신한은행의 비디오판독 요구가 이어졌다. 경기감독관과 심판위원장은 파울이 아니었다고 정정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신세계측이 반발했다. 결국 동일사안으로 또 한번 비디오판독을 실시했는데, 이번에는 파울이라고 결론 났다. 결국 신한은행은 경기에서 패했다.
신한은행측은 “어차피 똑같은 사람들이 하는 것인데, 어떻게 동일한 사안으로 여러 번 비디오판독을 할 수 있느냐. 그러면 양 팀의 비디오판독 요구가 계속 이어지면 어떻게 할 것이냐”고 반발하고 있다.
승장인 정인교 감독도 “정비가 필요하다”는 의견. WKBL 역시 미숙한 상황대처가 있었음을 인정하고 있다. 홈런 여부에 대한 비디오판독을 허용하는 프로야구에서도 동일사안에 대해서는 단 한 번만 재심한다.
하지만 WKBL에는 이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다. 비디오판독 요청회수는 동일사안이든 아니든 제한이 없다. 박빙의 상황에서 경기가 늘어질 가능성이 다분하다. 실제로 올 시즌 5경기에서 비디오판독이 나왔는데, 대부분 경기중단 시간이 길었다.
관계자들조차도 “긴장감은 떨어지고, 재미는 반감됐다”고 말한다. 모 감독은 “이미 도입 때부터 케이스 별로 상황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지만 반영되지 않았다. 지금 상황을 보면 전시행정이 아니고 무엇이냐”며 안타까워했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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