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이슈] 상무, K리그 잔류위기…이달말까지 연고지 못 찾을 땐 아웃

입력 2010-11-0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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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말까지 연고지 못 찾을 땐 아웃
N리그 ‘추락설’에 선수들 입대 연기
“연맹 리그 덩치키우기 부작용 탓”
상무의 K리그 잔류가 위기에 놓였다.

광주광역시의 시민구단 창단으로 연고지를 잃은 상무는 공중에 떴다. 2011년 경기를 치를 홈구장과 연고지가 없어졌다. 프로축구연맹 이사회는 이달 말까지 상무가 연고지를 찾지 못하면 K리그 잔류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연맹 관계자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수도권 한 도시와 지방 한 도시 등 2곳과 협상중이지만 아직 명확한 답을 얻지 못했다.

연맹 이사회는 정해진 시한까지 연고지를 찾지 못하게 될 경우 상무를 2011시즌 내셔널리그에 참여시킨다는 대안도 마련해놓을 정도로 상무의 K리그 잔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 낙동강 오리알 처지에 놓인 상무

상무는 2003년 프로축구단 창단을 유도하는 차원에서 K리그 참여가 허용됐다. 당시 광주광역시가 상무 구단을 유치해 K리그에 뛰어들었다.

K리그 발전기금(30억)과 가입금(10억)을 받은 뒤 5년 이내에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는 것이 K리그 참가 조건이었다. 광주는 40억원의 기금을 납부하는 데 문제가 없었지만 새로운 구단을 창단하는 시기를 이행하지 못했다. 연맹 이사회는 2008년 2년 유예를 결정했고, 광주는 상무를 남겨놓는데 성공했다. 2010년 시민구단으로의 전환에 성공한 광주는 2011년 새로운 구단으로 K리그에 합류하게 됐다.

그러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광주를 떠나게 된 상무 유치에 관심을 가진 지역이 여러 곳 있었지만 ‘2∼3년 후 상무 대신 새로운 구단을 반드시 창단해야 한다’는 조항이 발목을 잡았다.

연맹이 백방으로 뛰었지만 1년에 최소한 몇 십억을 쏟아부어야하는 프로축구단을 창단해야 한다는 부담을 이겨낼 지방 자치단체는 없었다. 안양시의 경우 상무 유치가 아니라 N리그 팀을 기반으로 해 K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다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 N리그로 추락하나.

아직 시간이 남아 있긴 하지만 상무가 내셔널리그로 내려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부 구단에서는 벌써부터 “상무가 내년에 내셔널리그로 내려가는 것이 기정사실이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다.

때문에 선수들이 상무 입대를 망설인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상무가 N리그로 내려간다고 해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연고지를 어디로 정해서 경기를 치르느냐의 문제가 또 남는다. 또한 홈경기를 치러야하는 데 경기 운영을 해야 할 사무국 구성도 쉽지 않다.

내셔널리그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발전기금 2억원과 가입금 1억원 등 총 3억원이 필요하다. 이를 누가 부담하느냐의 문제도 발생한다.

연맹은 현재 R리그(전 2군 리그)에 참여하고 있는 경찰청까지 N리그로 내려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상무의 K리그 잔류가 실패한다면 연맹은 상무와 경찰청을 내셔널리그에 안착시켜야하는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연맹이 더 골치 아픈 이유다.


● K리그 덩치 키우기의 부작용

상무의 K리그 참여가 시작됐던 2003년부터 이런 부작용은 예견됐다.

광주에 이어 상무를 유치하겠다는 지역이 나오지 않으면 팀을 어떻게 처리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존재했다. 연맹은 이러한 지적에도 “상무 유치에 관심 있는 시,도가 많다”는 안일한 대응으로 일관했고, 결국 7년 만에 상무가 연고지 없이 공중에 뜰 위기에 봉착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이후 K리그의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 협회와 연맹은 상무를 K리그에 참여시키는 무리수를 던졌다. 유럽과 일본처럼 1부 리그 팀이 최소한 18개는 되어야 선진리그가 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또한 리그 확대를 통해 승강제를 하루빨리 시행해 선진리그 형태를 갖춰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내실을 다지기 보다는 덩치 키우기에 혈안이 되었던 협회와 연맹의 행정력 부재가 상무 축구단에 크나 큰 상처를 입힌 셈이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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