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진 감독 관전평] 젊은 그들…결정력·패스타이밍 2% 부족

입력 2010-11-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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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부족해 MF 패스 늦고 문전처리 미숙
2선의 조영철·김보경 상대수비 압박 숙제
세트피스 실점 상황땐 수비 집중력 아쉬워
아시안게임과 같은 단일 대회의 첫 경기는 늘 부담스럽고 힘든 법이다.

90분 동안 최선을 다해 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일단 박수를 보낸다.

오늘 두 팀 모두 초반에는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다. 자기 진영에서 볼을 이동하는 패턴이 잦았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우리가 주도권을 갖고 볼을 많이 점유하면서 전체적으로 경기를 지배했는데 마무리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2%가 부족했다.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이런 부족함이 메워질 거라 본다.

오늘 한국은 전반에 4-2-3-1을 들고 나왔고 후반에 상대 선수가 1명 퇴장당한 이후에는 김정우만 수비형 미드필더에 놓는 공격적인 전술을 펼쳤다.

최전방 스트라이커 박희성은 경기 내내 부지런히 뛰어 다녔지만 파괴력이 다소 떨어졌고 상대 수비수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조영철이나 김보경과 같은 2선에 있는 선수들이 빨리 박희성 쪽으로 와서 투 스트라이커 형태로 늘어서 상대 수비를 압박하고 공략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이는 선수들 기량의 문제라기보다는 훈련 시간이 부족해 발을 맞춰볼 기회가 적었던 게 원인인 것 같다.



미드필드 지역에서는 패스의 타이밍이 빨라야하고 일대일 상황에서는 과감한 돌파로 상대를 무너뜨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중요한 게 상대가 밀집 수비로 나왔을 때 대응책이다.

상대 진영에서 볼을 빼앗겼을 때는 바로 그 자리에서 강하게 프레싱을 해서 우리 볼로 만들어야 한다. 상대 수비수가 제 위치를 잡기 전에 치고 나가야 공간도 생기고 효율적인 공격을 펼칠 수 있다.

그러나 오늘 한국은 상대 10명의 수비가 모두 제 자리에 있는 상황에서 공격을 펴려 하니 답답한 장면이 여러 차례 나왔다. 이런 즉각적인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험이 아직은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다.

세트피스 실점 상황도 짚고 넘어가자. 일단, 실점을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골을 내준 게 패인이다. 골키퍼 김승규의 판단 미스도 좀 아쉬웠고 수비수도 끝까지 상대 공격수를 체크했어야 하는데 집중력이 떨어진 측면이 있다. 중앙 수비수들은 좀 더 영리한 플레이가 할 필요가 있다.

선수단 전체에 긴장감을 줄 수 있고 앞으로 좀 더 적극적이고 도전적인 경기를 펼칠 만한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오늘 패배가 그리 나쁘게만 생각되지는 않는다. 금메달을 위해서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시안게임대표팀의 선전을 기원한다.

<대구FC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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