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도 주목 받는 추신수(왼쪽)와 2010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오른쪽), 그리고 지바 롯데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김태균까지. 동갑내기 삼총사가 ‘황금 클린업 트리오’로 호흡을 맞춘다. 든든하기 이를 데 없는 최강 중심 타선이다.스포츠동아DB
■ 대표팀 ‘클린업트리오 추억’
동갑내기 삼총사 광저우AG 금빛 출사표
2006년 WBC 3번타자 이승엽 홈런 5개
김동주·최희섭 라인업…당대 최고 평가
베이징올림픽 중심타선 ‘금방망이’ 신화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클린업 트리오는 3번 추신수(클리블랜드)∼4번 김태균(지바롯데)∼5번 이대호(롯데)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김태균과 이대호의 타순은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1982년생 동갑내기인 셋이 중심타선을 이룰 것은 확실하다. 2000년 캐나다 에드먼턴에서 열렸던 제1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일궈낸 이들 세 명이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이루는 것은 꼭 10년만이다. 일본시리즈를 끝낸 김태균(지바롯데)이 9일 귀국해 대표팀에 합류하면서 이제 대표팀 클린업 트리오는 본 모습을 과시할 수 있게 됐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타율 3할-20홈런-20도루’를 기록한 추신수나, 일본 프로야구 첫해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김태균, 올시즌 한국 프로야구 전대미문의 공격부문 7관왕을 차지한 이대호로 구성될 ‘추-태-호’트리오는 역대 한국 대표팀 최강 중심타선으로 평가받을 만하다.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이후 역대 대표팀 중심 타선을 되돌아 본다.동갑내기 삼총사 광저우AG 금빛 출사표
2006년 WBC 3번타자 이승엽 홈런 5개
김동주·최희섭 라인업…당대 최고 평가
베이징올림픽 중심타선 ‘금방망이’ 신화
● 제1회 WBC(2006년)
김인식 감독이 일본에서 열린 아시아라운드 대만과의 1차전에서 선보인 클린업 트리오는 3번 이승엽∼4번 김동주∼5번 최희섭이었다. 당시 만해도 역대 최강 클린업트리오라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2-0으로 승리한 대만전에서 김동주가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다 왼쪽 어깨 부상을 입고 낙마하며 꼬였다. 김 감독은 김동주의 부상 이탈 뒤 이승엽을 3번에 그대로 기용하면서 주로 4번 최희섭, 5번 이진영으로 클린업 트리오를 꾸렸다. 이승엽은 7경기에서 무려 5개 홈런(타율 0.333·10타점)을 터뜨리며 ‘WBC 홈런왕’을 차지했다. 최희섭은 김태균에게 잠시 4번 자리를 내준 2라운드 미국과의 2차전에서 대타로 등장, 3점포를 쏘아 올리며 4강 신화에 일조했다.
● 2008베이징올림픽
김경문 감독이 사령탑을 맡아 9전 전승 신화로 금메달을 차지한 베이징올림픽 클린업 트리오는 4번 이승엽을 주축으로 앞뒤로 3번 김현수, 5번 김동주가 포진했다. 김 감독은 때론 3번에 정근우, 5번에 이대호를 기용하기도 했지만, 일본과의 준결승과 쿠바와의 결승 때는 3번 김현수∼4번 이승엽∼5번 김동주 카드를 썼다. 이승엽은 휴식 차원에서 빠진 예선 7차전 네덜란드전을 제외하고 8경기에서 4번을 맡았다. 10년 가까이 대표팀 4번을 도맡았던 김동주는 주로 5번에 포진했다. 미국과의 예선 1차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던 김현수는 일본과의 예선 4차전에서 9회 ‘왼손’ 이와세를 상대로 극적인 적시타에 성공한 뒤 중용됐다. 예선에서 22타수 3안타, 극도의 부진을 보였던 이승엽은 준결승에서 2-2 동점이던 8회 상대 투수 이와세로부터 우측 펜스를 넘기는 결승 2점홈런을 터뜨리고, 결승전에서도 1회 선제 2점 아치를 뿜으며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준결승전이 끝난 뒤 흘린 이승엽의 눈물은 두고두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 제2회 WBC(2009년)
이승엽도, 김동주도 없는 새로운 클린업 트리오가 등장한 첫 대회였다. WBC 두 번째 지휘봉을 잡은 김인식 감독이 1라운드 1·2차전에서 내놓은 중심타선은 3번 김현수∼4번 김태균∼5번 이대호였다. 추신수도 대표팀 멤버였지만, 팔꿈치 수술 후유증을 걱정한 소속팀에서 이런저런 제한을 둔 탓에 그는 주로 6번 지명타자를 맡았다. 이 대회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한 건 김태균이었다. 김태균은 9경기에서 29타수 10안타(3홈런) 11타점 타율 0.345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김태균 개인에겐 지바롯데 유니폼을 입고 일본 무대에 진출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된 대회였다. 붙박이 3번으로 뛴 김현수 역시 28타수 11안타, 타율 0.393으로 제 몫을 톡톡히 했지만 이대호는 18타수 5안타, 타율 0.278에 머물며 아쉬움을 남겼다. 추신수는 16타수 3안타, 타율 0.188 부진에 시달렸지만 베네수엘라와의 준결승, 일본과의 결승에서 2연속경기 홈런을 때려내며 한국 대표팀의 준우승 에 힘을 보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