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저우 리벤지] 4년의 땀·눈물…그들의 복수는 아름답다

입력 2010-11-1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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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구의 차유람은 4년 전 도하아시안게임에서 노메달에 그친 아픔이 있다. [스포츠동아 DB]

남자핸드볼 도하 편파판정 설욕 완결편
역사 장미란 인연없던 AG서 첫 금 도전
당구얼짱 차유람 4년만에 명예회복 별러
야구·남자농구·여자배구도 금메달 야망
짧게는 1년, 길게는 4년-. 오직 이날만을 기다린 이들이 있다. 광저우를 ‘설욕의 무대’, ‘명예회복의 장’으로 손꼽아 기다려온 것이다.

2006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15회 아시안게임. 12월 12일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한국-카타르의 남자 핸드볼 준결승에선 ‘각본 없는 드라마’스포츠의 숭고함이 처참히 짓밟힌 채 오로지 승리에 대한 탐욕만이 부각됐다. 1986년 서울 대회부터 2002년 부산 대회까지 아시안게임 5연패를 달성했던 한국남자핸드볼은 사상 최악의 편파판정에 휘말려 카타르에 28-40으로 분패했다. 쿠웨이트 주심은 한국의 공격 때는 거의 ‘무조건 반사적’으로 라인크로스를 선언했고, 수비 시에는 카타르 선수와 살짝 스치기만 해도 휘슬을 불어 레드카드를 남발했다. 전반 한국의 13득점이 모두 15m 밖에서 던진 중거리 슛이었을 정도다. 대한체육회는 곧장 아시아핸드볼연맹(AHF)에 재경기를 요청하는 등 강력히 대응했지만 ‘오일달러’를 앞세운 중동세가 접수한 AHF는 꿈쩍도 안했다.

남자핸드볼은 이미 2008년 아시아선수권 결승에서 쿠웨이트를 꺾고 우승하는 등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중동세에 진 빚을 톡톡히 갚은 바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복수전의 완결판. 거포 윤경신(37·두산)을 비롯한 남자핸드볼대표팀은 광저우로 출발하기 전부터 설욕 의지를 다지며 빼앗긴 금메달 회수를 장담했다.

남자 핸드볼 주포 윤경신(좌) 역도 장미란(우) [스포츠동아 DB]


남자핸드볼만이 아니다. 남자 레슬링의 간판 정지현(27·삼성생명), ‘얼짱’ 당구선수 차유람(23·인천당구연맹), 세계 최고의 여자 역사 장미란(27·고양시청)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앞두고 그동안 굵은 땀방울을 마다하지 않았다. 그레코로만형 -60kg급의 정지현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 금메달리스트. 2년 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였으나 8강에서 무너지며 충격을 줬다. 그에게 광저우는 2년 전 베이징의 한을 씻어내고 명예를 회복하게 될 무대다.

차유람은 4년 전 도하에서 지나친 부담감 탓에 당구 2관왕(여자 포켓 8볼·9볼) 달성 기대를 무색케 했다. 하지만 광저우에선 활짝 웃는 얼굴로 인기에 걸맞는 실력 발휘를 다짐하고 있다. 4년 전처럼 포켓 8볼과 9볼에 출전한다.

역도 여자 +75kg급에서 올림픽 우승 1회, 세계선수권 제패 4회의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장미란은 유독 아시안게임과는 인연이 없어 이번 광저우 대회에서 첫 금메달에 도전한다. 홈팀 중국의 견제와 허리 부상의 악재를 안고 있지만 아시안게임 첫 금 바벨에 대한 의지는 다부지기만 하다.

이밖에 야구와 남자농구, 여자배구 등도 광저우 하늘 아래 태극기를 높이 휘날려 그간의 부진을 만회할 태세다. 도하 대회에서 치욕적인 동메달에 그쳤던 야구대표팀은 2년 전 베이징올림픽 우승과 지난해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준우승의 기세를 살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삼고 있다.

2002부산아시안게임 금메달에서 2006도하아시안게임 5위로 급전직하했던 남자농구, 4년 전 8강에서 태국에 1-3으로 덜미를 잡혔던 여자배구도 광저우아시안게임을 통해 실추된 자존심의 회복을 노린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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