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포커스] 김여진 “우는 것보다 안 우는 게 힘들어”

입력 2010-1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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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엄마를 부탁해’에서 선배 연기자 손숙과 함께 애절한 모녀 이야기를 전하고 있는 김여진.

“참다가 감독 허락받은 곳서 엉엉”
엄마 인생 재발견…관객 눈물바다
배우 김여진은 요즘 연극 ‘엄마를 부탁해’에서 장녀 ‘지헌’으로 살고 있다. 150만 명을 울린 작가 신경숙이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이 원작이다. 연극으로 만들어져 올해 초 초연됐고, 한 마디로 대박이 났다. 김여진은 두 번째 공연에 합류했다.

“제가 영화를 이른바 ‘대가’들과 안 해본 것도 아니고, 큰 무대 서보지 않은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이번 작품은 겁이 나더라고요. 첫 공연을 앞두고 일주일 동안 잠도 못 자고 매일 가슴이 뛰었죠. ‘이러다 내가 죽겠다’ 싶더라고요. 이렇게 떨어본 건 결혼 전 연애할 때 이후 처음이 아닌가 싶은데요. 하하!”

김여진의 남편은 올해 여름 방송된 MBC 드라마 ‘로드 넘버원’의 연출자 김진민 PD이다. 김여진은 ‘로드 넘버원’에서 가문의 대를 잇기 위해 전쟁터로 남편을 찾아가 하룻밤을 보내는 여인 역을 열연해 톡톡히 내조했다.

연극 ‘엄마를 부탁해’는 제목 그대로 ‘엄마’에 대한 이야기이다. 공연 내내 객석은 눈물에 젖는다. 고마움에, 안타까움에, 미안함에 배우도, 관객도 운다.

“배우가 너무 울면 관객들이 부담을 느낄 수 있어요. 사실 이 작품은 우는 것보다 안 우는 게 더 힘들어요. 하도 우니까 연출님이 한 군데를 짚고는 ‘여기서는 울어도 좋다’고 하셨죠. 꾹꾹 참다가 ‘허락받은 곳’에서 확 터뜨립니다.”

김여진은 1995년 연극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로 데뷔했다. 연극의 ‘연’자도 몰랐던 그는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를 우연히 보러 갔다가 다음날부터 공연 포스터를 붙이는 일을 했다. 한 달 후 김여진은 공연을 펑크낸 배우를 대신해 ‘여자는…’의 주연을 맡게 된다. 소설 같은 얘기다.

“솔직히 극단에서 ‘왕따’였죠. 포스터 붙이던 애가 얼떨결에 주연이 됐는데 시선이 고울 리 없잖아요. 결국 ‘여자는 무엇으로 사는가’에 출연하다 1년 만에 극단을 나왔죠.”

이후 정식 오디션을 통해 극단 연우무대에 입단하면서 진짜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 그래도 김여진은 “아직 콤플렉스가 남아 있다”고 했다. 제대로 연기를 배운 일이 없기에 늘 공부에 대한 갈증이 있다. 3년 전 미국 뉴욕 HB스튜디오를 두 번이나 찾아가 배웠던 것도 다 그런 이유에서였다.

국제구호단체 JTS의 사회공헌팀장을 맡아 아시아의 굶주린 아이들을 위해 분유 전달하기 운동을 진행하기도 했던 김여진은 요즘 트위터(@yohjini)로 팬들과 만나 공연 얘기와 사람 돕는 얘기를 나누는 재미에 폭 빠졌다. 관심있는 분은 팔로해보시길.

김여진 외에 손숙, 박웅, 허수경, 차지연 등이 출연하는 연극 ‘엄마를 부탁해’는 12월31일까지 서울 용산동 극장 용에서 공연한다.

사진제공|신시컴퍼니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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