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 관전평] 20분만에 터진 첫 골…여유만만 V!

입력 2010-1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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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철 선수. [스포츠동아 DB]

조영철 선수. [스포츠동아 DB]

김정우 골 일찍터져 여유롭게 경기운영
박주영 환상 프리킥…2대1 패스 돋보여
전반 29분 공격수 놓친 신광훈 옥에 티
홍명보호의 8강 진출을 진심으로 축하한다. 무엇보다 단판으로 끝나는 토너먼트 승부라는 점, 상대가 홈 어드밴티지를 안은 중국이란 사실을 감안할 때 어린 선수들은 정말 잘 싸웠다.

킥오프 15분여 까지는 공수를 번갈아가며 서로 견제를 했으나 첫 골이 빨리 터지며 우리의도대로 여유롭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었다. 중국은 급하기만 했을 뿐, 우리의 페이스에 완전히 휘말렸다.

먼저 전술을 살펴보자. 우린 박주영을 원 톱으로 세운 4-2-3-1 포메이션을 구축했다.

박주영의 뒤를 받친 지동원-김보경-조영철도 상대 공간을 침투하고 적절하게 움직여줬다. 김보경과 조영철은 수차례 포지셔닝 체인지를 통해 중국을 혼란에 빠뜨렸다. 원터치, 2대1 등 패싱도 탁월했고, 프리킥 등 세트피스 상황을 효율적으로 활용했다.

전체 흐름을 한꺼번에 우리 쪽으로 가져올 수 있었던 계기는 전반 20분 터졌던 김정우의 득점이었는데, 활약은 공격에만 그치지 않았다. 김정우는 구자철과 허리 진영에서 상대에게 적극적인 압박을 가했고, 보이지 않는 지역에서 활발한 수비와 커버링으로 중국의 공격을 차단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터진 박주영의 프리킥 골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1-0으로 앞선 것과 2-0으로 앞설 때의 그라운드 분위기와 느낌은 전혀 다르다. 승리를 확신한 골이었다. 문전 아크 서클 왼쪽은 ‘박주영 존(ZONE)’이라 불릴 정도로 박주영의 프리킥이 효과를 내는 지역인데, 이를 놓치지 않고 박주영이 골로 연결했다. 마치 2010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였던 나이지리아전을 연상케 한 장면이었다. 정말 짜릿했다. 물론 앞서 파울 유도 또한 환상적이었다.

스코어가 벌어지자 중국은 급해졌고, 공격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어 우리가 편안히 공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후반 13분 조영철의 골도 상대가 공격에 가담하느라 수비 숫자가 줄어든 틈을 활용한 결과였다. 빈 공간이 계속 발생해 종료까지 우리가 유리한 양상을 이어갈 수 있었다.

홍철, 서정진, 윤빛가람 등 후반 들어 교체카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었던 것도 쉽게 터진 득점 때문이었다. 여유가 생겼다. 이는 주전들의 체력 안배와 더불어 다양한 조합을 실험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마지막으로 포백 수비진을 짚어보자.

윤석영-홍정호-김영권-신광훈은 안정적이었고 영리했다. 하지만 전반 29분 상황은 결코 반복하지 않아야 한다. 순간 집중력 문제다. 신광훈이 상대의 긴 크로스 때 상대 공격수를 놓친 장면은 단판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남 드래곤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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