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감독 한국-우즈벡전 관전평] 중원패스 난조…수적 우위 못살리고 고전

입력 2010-1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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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너먼트로 치러지는 단판 승부라 부담도 크고, 긴장도 많이 했을 텐데 어려움을 잘 극복한 우리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내용은 차치하고도 우즈베키스탄을 꺾고 4강 진출에 성공한 홍명보호의 어린 태극전사들에게 갈채를 보내고 싶다.

우즈베키스탄은 전력상 우리보다 뒤져 수비에 역점을 둘 수밖에 없었다. 북한과 조별리그 1차전 때와 양상이 비슷할 것이란 예상이 나왔던 것도 그래서였다.

전반전에 우리는 박주영을 원 톱에 세우고, 그 뒤를 조영철-지동원-김보경을 포진시킨 4-2-3-1 포메이션을 구축했다.

세트피스로 홍정호가 선제골을 넣은 뒤 20여분까진 우리 의도대로 잘 풀렸다. 특히 조영철과 김보경이 스위치 포지션을 통해 2선에서 계속 상대를 흔들어 그럭저럭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스코어 1-1에서 터진 연장 전반 박주영의 영리한 골도 칭찬할 만 했다. 박주영은 90분 간 거의 모습을 보이지 못했지만 이 한 방으로 왜 자신이 스타인지를 입증해냈다. 김보경의 인터셉트에 이은 쐐기 골도 놀라웠다.

그러나 전반 중반 이후 상황은 지적하고 싶다. 중원에서 자꾸 볼이 끊겼다. 패스 미스도 평소보다 많아졌다. 이는 흐트러진 집중력에서 비롯됐다고 본다. 전방에 원활한 공격 배급이 이뤄지지 않아 볼 점유율도 하프타임을 즈음해선 우즈베키스탄과 비슷해졌다.

수적 우위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부분도 아쉽다. 상대 퇴장으로 11-10 싸움이 됐는데 후반 종료까지 30분 간 총력을 기울이고도 날카로움은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이 앞섰다. 상대가 미드필드를 생략하는 ‘롱 패스’ 위주로 플레이를 한다고 우리가 휘말릴 필요는 없었다. 상대 퇴장이 득이 아닌, 독이 된 셈이다. 좌우 측면을 고루 활용했어야 했다.



아무튼 이제 4강까지 올랐으니, 정상까지 가기 위한 페이스 조절과 선수들의 집중력 강화에 신경을 써야하는 시점이다.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전남 드래곤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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