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일어나라 구자철! K리그 챔프가 남았잖아

입력 2010-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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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유나이티드의 구자철(21·사진)에게 2010년은 잊지 못할 한 해가 될 것 같습니다. 기분 좋은 기억보다는 힘든 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올해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블랙번 로버스 입단을 추진했습니다. 대표팀과 함께 전지훈련 차 스페인에 머물던 때 블랙번 스카우트의 테스트를 받았습니다. 노렸던 해외진출은 결국 불발됐습니다. 3개월 후 2010년 남아공월드컵 최종엔트리 결정을 앞두고 오스트리아 전훈을 떠납니다. 오스트리아 전훈에서 치른 2경기에서 모두 벤치를 지켰습니다. 결국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해 남아공이 아닌 한국행 비행기에 올라야 했습니다. 2009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함께 출전했던 이승렬과 김보경이 남아공행에 성공해 희비가 엇갈렸습니다.

이후 태극마크와 인연이 없었던 그는 소속팀을 K리그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꾸준하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주장을 맡아 24년 만에 금메달 획득에 도전했습니다. 그러나 4강전에서 복병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에 발목을 잡혀 또 다시 눈물을 흘려야 했습니다.

6개월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구자철에게는 병역혜택보다 금메달 자체가 절실했습니다. 그 때문에 UAE전 패배의 아쉬움이 더 컸습니다. 3차례 도전을 실패로 마친 그는 마지막 목표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팀의 K리그 정상등극입니다. 제주는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습니다.

구자철은 아시안게임 3∼4위전을 마친 뒤 곧바로 귀국해 팀과 함해 28일로 예정된 PO경기를 준비해야 합니다. 아시안게임에서 많은 경기를 치러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이지만 쉴 시간은 없습니다.

3전4기에 나서야 하는 구자철은 또래들보다 정신력이 강하고, 준비 자세가 좋습니다. 그 덕에 이번 시즌 2번의 위기를 슬기롭게 넘길 수 있었습니다. 구자철이 3번째 위기를 극복하고 4번째 도전에서 목표를 달성해 유독 힘들었던 올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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