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재권분쟁' KeSPA-방송사 왜 아직도 침묵하는가?

입력 2010-12-01 17:4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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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리자드 책임자, 오는 2일 한국 방문 예정
국내 e스포츠 종목을 대표하고 있는 스타크래프트1과 관련한 법적 분쟁이 쉽사리 종결되지 않고 장기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10월23일 블리자드의 최고 운영책임자 폴 샘즈는 '블리즈컨 2010'을 통해 '자사의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최후의 방법인 법적 대응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그는 "우리들이 자사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고 지킬 수 있는 수단은 이것 밖에 남아있지 않아 어렵지만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블리자드의 소송 결정에 한국e스포츠협회(KeSPA), 방송사, 프로게임단 등으로 구성된 협상단은 유감을 표시하며, 협상에 적극적으로 임할 것임을 밝혀왔다. 특히 협상단은 "블리자드의 지적재산권은 인정한다. 하지만 중계권 사업은 안정적 e스포츠 기반 형성 및 리그 운영, 등 e스포츠와 프로리그를 시청할 수 있는 산업적 구조를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시행된 것"이라며 밝혔다.

하지만 이와 같은 공개적인 입장을 발표한 이후 KeSPA와 방송사들은 다시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협상에서 문제가 되고 있던 '2차 저작물'을 여전히 방송하고 있으며, 지적재산권 협상을 진행하지 않은 채 협회는 '프로리그'를, 양 방송사는 '개인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KeSPA와 양대 게임 방송국은 여전히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을까?

답은 간단하다. 협상단이 내세울 수 있는 권리와 논리적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지난 10월에 있었던 국제 e스포츠 심포지엄에서 정경석 변호사 역시 "한국e스포츠협회가 리그와 프로게이머를 관리한다고 해서 스타크래프트1에 대한 모든 권리를 가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한바 있다. 때문에 협상단은 한국e스포츠 시장의 중요성과 시장을 만들어온 노력, 그리고 팬들이 경기를 시청할 권리 등을 블리자드에게 이해시켜야 하는 상황에 놓여있다. 때문에 협상의 진행이 늦어질 수밖에 없고 독자적으로 의견을 제시하기도 어려운 것이다.

이렇다보니 협상의 진행과 의견 조율도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고 있다. 우선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에 대한 부분의 합의점이 쉽사리 좁혀지지 않고 있다. 블리자드는 "스타크래프트1으로 제작된 영상물을 포함한 2차 저작물에 대해 게임방송사가 100% 소유하는 것이 아닌 블리자드도 그 권리의 50%를 소유해야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반면, 협상단은 "게임을 시연한 선수들과 이를 보유한 게임단에도 2차 저작물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맞서고 있다. 방송사 역시 그간 리그 중계를 위해 투입한 노력을 감안해 달라고 주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양 측의 입장이 첨예하고 대립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게임단과 협회로 구성된 협상단이 블리자드와 협상 테이블에서 좁혀야할 조건들도 여전히 산재해 있어, 그 부분 역시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단순히 '스타크래프트1에 대한 지적재산권'뿐만이 아닌 협상단은 국내 e스포츠시장에 대한 현실과 국내 게임단과 방송국 그리고 프로게이머들에 대한 상황을 세세하게 전달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번 협상이 전 세계에서 유래 없는 e스포츠 관련 지재권협상이기 때문에 양측이 만족할 수 있는 조건을 맞춰나가기 힘든 이유가 되고 있다.

협상단은 "중계권 사업이 시작된 2007년 이후, 스폰서십과 중계권 판매를 통해 거둔 수익 전액을 프로리그 운영에 사용하고 있다. 협회는 방송 제작비로 온게임넷과 MBC게임에 대부분을 재투자했다"고 강조하며 수익사업이 아닌 한국e스포츠 시장을 위한 것임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블리자드의 입장은 단순 명료하다. 프로리그의 공익성은 인정하지만 양대 방송사가 진행하고 있는 개인리그에 대해서는 명확한 규정에 의해서 협상에 임하겠다는 것. 실제로 그래텍은 프로리그의 중계권에 대해서는 1원을 제시했으나, 게임 방송국에서 진행하는 개인리그에 대해서는 리그당 1억원을 지불할 것을 요구했다.

양대 게임방송사는 블리자드의 이러한 입장 발표 후 소송도 불사하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이나 공식적인 언급은 하지 않은 채, 각각 '피디팝 MSL'과 '박카스 스타리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내용이 새롭게 협상 테이블에 오르내리고 있다. 당초 협상은 스타크래프트1에 대한 지적재산권 협상으로 시작되었지만, 향후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으로 리그가 확대될 스타크래프트2에 대한 것도 논의하자고 협상단 측에서 제시한 것.

이에 대해 블리자드의 폴 샘즈는 "의견이 접근되어 협상이 체결될 것 같다가도 다음 협상시에 새로운 제안을 제시하기 때문에 의견이 좀처럼 좁혀지기 힘들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처럼 협상이 지지부진 하자 블리자드의 최고운영책임자 폴 샘즈가 오는 2일 전격 한국을 방문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2일 11시에 공식 기자간담회가 예정되어 있어, 폴 샘즈가 한국에서 다시 어떤 발언을 하게 될지 업계의 많은 시선이 몰리고 있다. 아직 그가 어떤 내용을 공개할지 알려진 것은 없지만 이번 블리자드 운영진의 방문으로 인해 지재권 협상에 다시 한 번 속도가 붙을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 프로리그 및 개인리그의 관중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스타크래프트2의 영향도 없지 않지만 지적재산권 분쟁으로 인해 많은 팬들이 스타크래프트1에 등을 돌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e스포츠팬들을 위해서라면 빨리 협상이 완료되어야 한다. 협상단이나 블리자드 모두 한치의 양보 없이 버티면 그 피해는 e스포츠 산업과 팬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호경 게임동아 기자 (neoncp@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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