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석기자의 여기는 취리히] 한국PT, 집행위원들에 큰 감동

입력 2010-1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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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 ‘열정의 유산’ 테마로 표심자극…정몽준, 유치 당위성 어필로 대미 장식
총성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스위스 취리히.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선언한 11개 국가들은 3일 0시(이하 한국시간)로 예정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회 투표를 앞두고 막판 표심잡기가 한창이다. 한 낮에도 체감 온도 영하의 차가운 날씨이지만 월드컵을 유치하기 위한 각국의 뜨거운 경쟁으로 분위기는 뜨겁다.

1일 열린 2022년 월드컵 유치를 신청한 5개국의 프레젠테이션.

한국은 5개 국 중 2번째로 무대에 올랐다. 전체 테마는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월드컵’이다.

이홍구 전총리가 동북아 및 세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는 유산으로의 월드컵을 강조했다. 이어 박지성(맨유)이 나섰다. 박지성은 자신이 어린시절부터 월드컵을 통해 꿈을 키우고, 실현하는 과정 그리고 차세대 꿈의 실현을 돕는 ‘열정의 유산’이라는 테마로 발표했다.

이어 김황식 총리가 ‘영감의 유산’, 한승주 유치위원장이 유치 역량에 대해서 발표한 뒤 대미는 정몽준 FIFA 부회장이 책임졌다.

정 부회장은 앞에서 말한 4가지 테마에 대해 종합적으로 정리하면서 한국의 개최 당위성을 강조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특별하고 깜짝 놀란 만한 내용은 없었지만 집행위원들에게는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



이제 모든 시선은 집행위원회 투표가 진행되는 메세젠트룸으로 집중된다.

2일 오후 10시부터 시작되는 집행위원회의 결정만 남았다. FIFA는 당초 투표를 FIFA 본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최근에 투표 장소를 변경했다. 미디어센터가 위치한 메세젠트룸의 2층 오디토리움 3∼4번 홀로 옮겼다.

월드컵 개최지 선정이 가까워 오면서 집행위원들의 비리가 언론을 통해 알려지는 등 폭로전이 이어지자 FIFA가 공정성을 기하겠다는 뜻으로 장소를 옮겼다고 한다. 투표는 철저한 비공개가 원칙이다.

집행위원들은 투표장에 들어가며 핸드폰 등을 반납하고 투표를 실시한다.

집행위원들이 한 명씩 투표장에 들어가 투표를 한 뒤 돌아온다. 2개 개최지를 결정하는 투표만 2시간쯤 소요될 예정이다. 과반수(12표) 이상을 획득한 국가가 나올 때까지 투표를 반복 실시하기 때문이다. 결과는 개최지만 공개된다. 득표수 등 자세한 결과는 공개하지 않는 게 FIFA의 원칙이다.

정 부회장은 1일 한국식당을 찾아 2002년 한일월드컵 개최를 확정됐던 1996년의 기억을 떠올렸다. 정 부회장은 “14년 만에 이 식당에 다시 왔다. 이번에도 좋은 결과를 얻고, 다시 이 음식점에서 맛난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며 간절한 바람을 전했다. 정 부회장의 바람대로 14년 전처럼 다 같이 한국 식당에 모여 축배를 들 수 있을까.취리히(스위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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