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 박경훈 감독(가운데)이 1일 열렸던 서울과의 챔프전 1차전에서 교체돼 나오는 배기종(왼쪽)과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제주는 준우승에 머물렀지만 2010시즌 파란을 일으켰다.
이도영 등 코치 3인방 조련술 값진 결과로
지도자가 갖춰야 할 덕목 중 중요한 것 중 하나가 가르치는 능력이다.선수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정확하게 전달하는 게 핵심이다. 모 농구팀 감독이 금쪽같은 작전타임 때 “상대를 막아. 우리는 넣어. 그러면 이겨”라고 한 코미디 같은 사건은 그래서 지금도 회자된다. 올 시즌 제주 유나이티드는 FC서울에 밀려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그러나 2006년 연고지 이전 후 늘 최하위권에 머물렀던 걸 감안하면 정말 놀라운 변신이다. 제주발 돌풍의 원동력으로 바로 이 점을 빼놓을 수 없다.
○잘 가르치니 잘 이해한다
박경훈 감독은 이도영(49) 수석코치, 김영민(37) 코치, 이충호(42) GK코치로 스태프를 구성했다. 하나같이 이름값과 거리가 멀다. 구단은 내심 무게감 있는 인물을 원했지만 정반대였다. 그렇다고 감독의 권한에 감 놔라 배 놔라 할 수도 없는 노릇. 속만 끓였다.
그러나 박 감독의 판단은 정확했다. 박 감독을 비롯해 이 수석코치, 김 코치가 아시아축구연맹(AFC) P 라이선스(Professional-Licence) 보유자다. 자격증만 있다고 다 잘 가르치는 건 아니다. 이들 모두 교육 분야에 풍부한 현장 경험을 자랑한다.
박 감독부터 전주대 교수로 재직했던 이색 경험의 소유자다. 이 수석은 2년 간 현직 지도자들을 직접 가르치는 축구협회 전임강사를 했다. 둘은 A 라이선스(1급)를 받으며 친해졌고 축구 전반에 대해 토론하며 인연을 쌓았다. 박 감독은 당시 이 수석의 식견에 “혹시 내가 감독이 되면 코치로 모시겠다”고 농담했는데 현실이 됐다.
김 코치와 이 GK코치는 축구협회 전임지도자 출신. 김 코치는 피지컬과 자료수집, 비디오 분석에 능하다. 이 코치는 골키퍼 코치면서도 천안시청 하재훈 감독 아래서 수석코치 역할을 맡기도 했다.
제주의 비디오 미팅은 특별하다. 수시로 이뤄지는 프레젠테이션이 가장 눈에 띈다. 기본적인 전술 교육과 각자 염두에 둬야 할 점 등을 PT로 전달한다. 첨단 애니메이션 기법도 동원된다.
코칭스태프의 의도를 스펀지처럼 빨아들인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제주 선수들은 “많은 지도의 가르침을 받았지만 이렇게 설명을 잘 해주는 경우는 처음이다”고 혀를 내둘렀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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