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두산 임재철 ‘야망의 계절’…“야구나이 환갑, 그래도 지기는 싫다”

입력 2010-12-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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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 11년차, 그러나 임재철의 도전은 이제부터다. 나이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냉정한 시선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프로 11년차, 그러나 임재철의 도전은 이제부터다. 나이 때문에 힘들 것이라는 냉정한 시선에도 “젊은 선수들에게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스포츠동아 DB]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맞이한 PO서 화려한 부활
내년 목표도 3할이 아니다 오직 주전 확보 ‘올인’
“마무리 훈련서도 달리기 1등” 투혼의 겨울나기
두산 임재철(34)이 2011년 또 다시 도전을 시작한다. 1999년 롯데(2차 3번·전체17번)에 입단해 어느새 프로 12년차. 그러나 그는 ‘나이가 들면 한계에 부딪칠 수밖에 없다’는 주위의 차가운 시선, ‘이제는 좀 쉬고 싶다’는 달콤한 유혹과 끊임없이 싸우고 있다. 스스로 “야구나이로 환갑”이라고 하면서도 “그래도 젊은 선수들과의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2010 PS는 야구인생의 터닝포인트”

임재철의 야구인생에 있어 2010년 포스트시즌은 커다란 터닝포인트가 됐다. 올 시즌 내내 이성열에게 우익수 자리를 내줘야했지만 꾸준한 자기노력으로 준플레이오프 1차전부터 주전을 꿰찼다.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주어진 한 타석, 한 타석에 집중했고 필요한 안타, 필요한 타점을 생산하며 맹활약했다.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0.333·6타점·8득점·11사사구·1도루. 팀내 라이벌인 이성열도 “타석에서의 집중력, 욕심 부리지 않고 볼넷을 얻어내는 노련함을 보며 많이 배웠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임재철은 “야구를 더 오래 할 수 있는 기반이 된 것 같다”며 “주위에서 ‘포스트시즌에서 100점 만점에 99점’이라고 칭찬해주신다. 무엇보다 임재철이라는 내 이름 석 자를 알리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주전자리? 본격경쟁은 이제부터”


그러나 ‘만족’은 없다. 이 정도에 만족할 거였다면 시작하지도 않았다. 아직 좌익수 김현수, 중견수 이종욱처럼 확실한 주전자리를 보장 받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년 시즌에는 정수빈까지 가세해 한 자리를 두고 3파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김경문 감독은 이미 마무리훈련지에서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기용할 것”이라고 선수단에 공표했다. 포스트시즌에서 활약하며 존재가치를 증명했지만 무한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임재철도 “내공을 더 쌓고 실력을 더 키워야한다”고 이를 앙다물었다. 경험이 풍부하고 공·수·주에서 빠지지 않는 실력을 가지고 있지만 스스로는 부족한 것이 많기만 하다.


○“목표는 내 자리를 찾는 것”



내년 시즌 목표도 타율 3할, 몇 홈런이 아니다. “내 자리를 찾아오는 것”이다. 그는 “우리 팀은 누가 나가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선수들이 즐비하다. 전지훈련에서도 방심할 수 없다. 시범경기까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야 주전자리를 확보할 수 있다. 기회를 잡을 수 있도록 방심하지 않겠다”고 했다.

현재 몸 컨디션은 완벽하다고 할 만큼 좋다. 김경문 감독은 김선우 정재훈 임재철 등 고참선수들에 한해서 오전·오후 훈련 후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도록 온천행을 직접 지시했다. 김 감독의 배려로 “한 달 동안 휴식도 충분히 취할 수 있었다”는 그는 “지금 마음 같아서는 40세까지도 뛸 수 있을 것 같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내 야구인생은 이제 환갑이지만”

그렇다고 자신의 상황을 모르는 것은 아니다. “내가 야구를 할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얼마 안 남았다”고 먼저 말을 꺼낼 정도로 현실을 직시하고 있다. 최근 마흔 살까지도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이 늘어나는 추세지만 천천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그는 “지금 야구나이로는 환갑이 넘었다고 생각한다”며 “언제까지 그라운드에서 뛸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끝까지 열심히 하다가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하지만 “아직”이라는 단서가 붙었다. 꾸준한 식이요법과 웨이트트레이닝으로 다져진, 건강한 몸이 있는 한 젊은 선수들과 경쟁에서 밀릴 생각은 없다. 이번 마무리훈련에서도 달리기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임재철은 “나의 건강비결은 절제”라며 “운동선수는 스스로를 다스리지 않으면 안 된다. 이번 겨울을 잘 보내서 내년에 기회를 잡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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