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구글 본사에는 ‘Don’t be evil(사악해지지 말자)’라는 사내 표어가 있었다. 이와 더불어 ‘구글 10계명’도 한 때 세간의 관심을 끈 적이 있었는데, 어딘가 남다른 특색이 있는 그들만의 정책과 발전상은, ‘기업 관련 소식은 대부분 지루하다’는 편견을 깨고 소소한 이야깃거리로 삼아도 될 만큼 흥미 있는 주제가 되고 있다. 온라인 검색 업체로 검색 광고 사업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분야에 사업 영역을 넓혀 온 구글의 지난 과거를 돌아보면 향후 그들이 생각하는 IT 트렌드를 엿볼 수 있지 않을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3 ‘진저브레드’
스마트폰 운영체제 중 대표 주자를 꼽으라면 애플 iOS,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폰7, 림(RIM,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심비안 운영체제 등과 더불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있다. 특히, 지난 12월 6일 2.2(프로요) 버전에 이어 2.3(진저브레드) 버전을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 꾸준한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글 앤디 루빈 부사장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전세계에서 매일 30만 대 이상 안드로이드폰이 개통된다”라고 밝히기도 했을 정도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8월경,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가 ‘매일 20만 대가 개통된다’라고 했으니, 4개월 만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다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 나아가서 모바일 기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금보다 훨씬 강력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3.0 ‘허니콤’
12월 6일 진저브래드 발표 현장에 또 하나의 깜짝 발표가 있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3.0 버전(허니컴, Honeycomb)을 탑재한 모토로라 태블릿 PC ‘모토패드’를 공개한 것. 당시 밝혀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알 수는 없었지만, 구글 3D 지도 시연 장면은 참석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허니콤부터 3D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지원할 지 모를 일이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구글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라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버전을 따로 공개할 모양이다. 프로요(안드로이드 2.2버전)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갤럭시 탭’이 출시되고 나서 구글 모바일 제품 담당 이사인 휴고 바라(Hugo Barra)가 “삼성의 갤럭시 탭은 매우 큰 휴대폰과 같다”라며, “프로요는 태블릿 PC용으로 설계된 운영체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즉, 기존 2.1(에클레어), 2.2(프로요) 버전에 이어 공식 발표한 2.3(진저브레드)과는 달리 3.0(허니컴)은 요즘 인기 있는 태블릿 PC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 기존 버전은 태블릿 PC에 문제 없이 ‘탑재’가 가능할 뿐이지, 진정으로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를 통해 추측하건대, 구글은 향후 각 기기에 최적화된 운영체제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것처럼 구글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구글 스마트 TV
지난 9월 12일, IFA 2010에서 구글은 ‘구글 TV’를 새로 선보이며 스마트 TV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어 실제 소니 TV 및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로지텍 셋톱 박스 형식으로 출시되었지만, 지금까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구글 글로벌영업 및 사업개발부문장 니케시 아로라 역시 “앞으로 5~8년 뒤에는 구글 TV가 대중화될 것”이라 말한 것만 봐도 구글 TV가 단기간 내 대중화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구글 TV에도 안드로이드가 탑재된다는 점이다. 구글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 TV, 여기에 데스크탑 PC나 노트북까지 안드로이드를 통해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른 바 ‘N스크린’이라는 이 서비스는 특정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는 사진, 동영상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포함된다.
크롬 OS
지난 7일(현지시간), 구글이 발표한 크롬 OS는 구글의 크롬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는 PC용 운영체제이다. 일반적으로 PC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MS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를 반드시 하드디스크에 설치해야 했지만(각종 프로그램도 마찬가지고), 크롬 OS를 탑재한 PC는 이러한 하드웨어 구성이 필요 없다.
크롬 웹브라우저를 통해 모든 작업을 인터넷에 연결해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피스 등을 사용하는 문서 작업도 웹 브라우저로 중앙 서버에 접속(이를 클라우드 서비스라 한다), 문서 작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실행해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방식이다. 어떤 작업을 하기 위해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처리한 다음, 그 결과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다. 아울러 구글은 이미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모아 놓은 ‘구글 크롬 웹스토어(앱스토어와 비슷한 구도이다)’를 서비스하고 있다.
크롬 OS의 가장 큰 특징은 부팅 시간이 짧아, PC를 켜고 끄는 과정이 최소화된다는 점이다. 그저 크롬 웹 브라우저가 실행하는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서비스 발표 당시 구글 슈다 피차이 부사장은 “인스턴트 부트(짧은 부팅), 인스턴트 셋업(간단한 설정)”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모든 작업을 꼭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부분적인 작업이 가능하며, 인터넷 온라인 상태가 되면 작업 내용이 중앙 서버에 동기화 되는 것이다.
구글은 이와 함께 현재 크롬 OS가 탑재된 삼성전자 노트북 ‘Cr-48’을 선보였으며, 내년 중반에는 삼성전자와 에이서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 전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구글의 다양한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시스템이 결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애플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iOS는 이미 이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바다’를 선보이며, ‘삼성 앱스’라는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구비했고, 이어서 ‘스마트 TV’까지 연동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실제 지금도 이를 이용하고 있지만,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어렵게 생각지 말자. 기술은 더 편리하게 해줄 뿐이니까.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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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운영체제 2.3 ‘진저브레드’
스마트폰 운영체제 중 대표 주자를 꼽으라면 애플 iOS,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폰7, 림(RIM, 리서치인모션)의 블랙베리, 심비안 운영체제 등과 더불어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가 있다. 특히, 지난 12월 6일 2.2(프로요) 버전에 이어 2.3(진저브레드) 버전을 발표하는 등 지금까지 꾸준한 업데이트를 계속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성장세는 앞으로도 주목할 만하다.
안드로이드의 아버지로 불리는 구글 앤디 루빈 부사장이 최근 자신의 트위터에 “전세계에서 매일 30만 대 이상 안드로이드폰이 개통된다”라고 밝히기도 했을 정도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지난 8월경, 구글 CEO인 에릭 슈미트가 ‘매일 20만 대가 개통된다’라고 했으니, 4개월 만에 나름대로 의미 있는 성장세를 보였다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향후 스마트폰, 나아가서 모바일 기기 시장에 미치는 영향력은 지금보다 훨씬 강력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3.0 ‘허니콤’
12월 6일 진저브래드 발표 현장에 또 하나의 깜짝 발표가 있었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3.0 버전(허니컴, Honeycomb)을 탑재한 모토로라 태블릿 PC ‘모토패드’를 공개한 것. 당시 밝혀진 바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알 수는 없었지만, 구글 3D 지도 시연 장면은 참석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허니콤부터 3D 콘텐츠를 본격적으로 지원할 지 모를 일이다).
한가지 언급하고 싶은 것이 있다. 구글은 같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라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버전을 따로 공개할 모양이다. 프로요(안드로이드 2.2버전)가 탑재된 삼성전자의 태블릿 PC ‘갤럭시 탭’이 출시되고 나서 구글 모바일 제품 담당 이사인 휴고 바라(Hugo Barra)가 “삼성의 갤럭시 탭은 매우 큰 휴대폰과 같다”라며, “프로요는 태블릿 PC용으로 설계된 운영체제가 아니다”라고 말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즉, 기존 2.1(에클레어), 2.2(프로요) 버전에 이어 공식 발표한 2.3(진저브레드)과는 달리 3.0(허니컴)은 요즘 인기 있는 태블릿 PC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것. 기존 버전은 태블릿 PC에 문제 없이 ‘탑재’가 가능할 뿐이지, 진정으로 태블릿 PC에 최적화된 운영체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를 통해 추측하건대, 구글은 향후 각 기기에 최적화된 운영체제와 이를 바탕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애플이 아이폰과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애플리케이션을 선보인 것처럼 구글 역시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구글 스마트 TV
지난 9월 12일, IFA 2010에서 구글은 ‘구글 TV’를 새로 선보이며 스마트 TV 사업 진출을 선언했다. 이어 실제 소니 TV 및 블루레이 플레이어와 로지텍 셋톱 박스 형식으로 출시되었지만, 지금까지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하고 있다. 구글 글로벌영업 및 사업개발부문장 니케시 아로라 역시 “앞으로 5~8년 뒤에는 구글 TV가 대중화될 것”이라 말한 것만 봐도 구글 TV가 단기간 내 대중화되기는 어렵다고 판단할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이 구글 TV에도 안드로이드가 탑재된다는 점이다. 구글은 스마트폰, 태블릿 PC, 스마트 TV, 여기에 데스크탑 PC나 노트북까지 안드로이드를 통해 하나로 연결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른 바 ‘N스크린’이라는 이 서비스는 특정 콘텐츠를 인터넷을 통해 안드로이드가 적용된 모든 기기에서 사용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는 사진, 동영상 등과 같은 멀티미디어 콘텐츠뿐 아니라 다양한 애플리케이션도 포함된다.
크롬 OS
지난 7일(현지시간), 구글이 발표한 크롬 OS는 구글의 크롬 웹브라우저를 기반으로 하는 PC용 운영체제이다. 일반적으로 PC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MS 윈도우와 같은 운영체제를 반드시 하드디스크에 설치해야 했지만(각종 프로그램도 마찬가지고), 크롬 OS를 탑재한 PC는 이러한 하드웨어 구성이 필요 없다.
크롬 웹브라우저를 통해 모든 작업을 인터넷에 연결해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오피스 등을 사용하는 문서 작업도 웹 브라우저로 중앙 서버에 접속(이를 클라우드 서비스라 한다), 문서 작업용 애플리케이션을 직접 실행해 처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스마트폰과 유사한 방식이다. 어떤 작업을 하기 위해서 해당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 받아 처리한 다음, 그 결과를 중앙 서버에 저장하는 것이다. 아울러 구글은 이미 이러한 애플리케이션을 모아 놓은 ‘구글 크롬 웹스토어(앱스토어와 비슷한 구도이다)’를 서비스하고 있다.
크롬 OS의 가장 큰 특징은 부팅 시간이 짧아, PC를 켜고 끄는 과정이 최소화된다는 점이다. 그저 크롬 웹 브라우저가 실행하는 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서비스 발표 당시 구글 슈다 피차이 부사장은 “인스턴트 부트(짧은 부팅), 인스턴트 셋업(간단한 설정)”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고 모든 작업을 꼭 인터넷이 연결된 상태에서만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 상태에서도 부분적인 작업이 가능하며, 인터넷 온라인 상태가 되면 작업 내용이 중앙 서버에 동기화 되는 것이다.
구글은 이와 함께 현재 크롬 OS가 탑재된 삼성전자 노트북 ‘Cr-48’을 선보였으며, 내년 중반에는 삼성전자와 에이서를 통해 본격적으로 공급할 것이라 전했다.
지금까지 살펴본 것처럼 구글의 다양한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시스템이 결코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다. 애플 아이폰, 아이팟, 아이패드에 탑재되는 iOS는 이미 이런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국내 기업 중 삼성전자도 마찬가지다. 스마트폰용 운영체제 ‘바다’를 선보이며, ‘삼성 앱스’라는 독자적인 애플리케이션 마켓을 구비했고, 이어서 ‘스마트 TV’까지 연동하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실제 지금도 이를 이용하고 있지만, 잘 인식하지 못할 뿐이다. 어렵게 생각지 말자. 기술은 더 편리하게 해줄 뿐이니까.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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