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필드에선 이런 일이] ‘2009 베스트 드레서’ 박시현, 데뷔 54R 만에 값진 언더파

입력 2010-12-1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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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프로골퍼 박시현은 필드의 베스트 드레서로 꼽히지만 아직 성적은 미미하다. 하지만 2010시즌을 보내며 ‘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 박시현이 8월 열린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1라운드 9번 홀 세컨드 샷을 하고 있다.

4.베스트 드레서의 생애 첫 언더파
“내년에는 박시현이라는 이름을 확실히 알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습니다.”

2009년 KLPGA 대상 시상식에서 유독 눈에 띄는 선수가 있었다. 베스트 드레서로 뽑힌 박시현(22)은 무대 위에 올라 긴 수상소감을 밝혔다.

KLPGA 대상 시상식은 우승자가 아니면 오르기 힘들다. 그러니 우승도 없는 박시현에겐 무대에 오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다.

박시현은 이날 많은 사람들 앞에서 다짐했다. “다음에 시상식에 오르게 되면 그땐 꼭 우승해서 당당하게 오르겠다”고 말했다.

그를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주니어 시절부터 두각을 보인 유망주 출신도 아니고, 풀시드를 받고 대회에 출전한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박시현에 대해 알려진 거라고는 배구선수 출신 유해자 씨의 큰딸이라는 것과 동생 성호(21)가 한국과 일본에서 장타대회 우승을 따낸 ‘장타왕’이라는 정도다.

시상식에서 멋진 소감을 밝혔지만 박시현의 2010년 성적은 말처럼 되지 않았다. 2010 시즌 개막과 함께 3개 대회에서 연속 컷 탈락했다. 5월 한국여자오픈에서 처음 예선을 통과에 성공했고, 두산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33위에 오른 게 가장 좋은 성적이다.

1년간 성적은 초라하다. 19개 대회에 출전해 7차례 컷 통과가 고작이다. 1년이면 10여 명씩 탄생하는 우승자도 기억하기 힘든 투어에서 그를 기억해주는 팬은 많지 않다.

그러나 박시현이 올 겨울에도 다시 골프화 끈을 조여 맬 계획이다. 그리고 지난겨울보다 더 혹독하게 땀 흘릴 준비를 마쳤다. 2010년을 보내면서 ‘할 수 있다’는 희망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박시현은 8월 볼빅 라일앤스코트 여자오픈 첫날 1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쳤다. 평범한 성적이지만 박시현에겐 의미 있는 기록이다. 2008년 4월 김영주골프여자오픈에서 77타로 데뷔한 이래 무려 54라운드 만에 기록한 공식 대회 첫 언더파 성적이다. 그 뒤로도 언더파를 치지 못했으니 프로 데뷔 유일한 언더파 기록으로 남아 있다. 경기 뒤 박시현은 “앞으로 계속 지켜봐 주세요. 이젠 언더파 많이 칠거예요”라며 기뻐했다.

박시현은 새로운 목표를 세웠다. 우승이라는 큰 목표가 있지만 그러기 위해선 한걸음씩 올라서야 한다. 다음 목표는 ‘톱10’이다.

“우승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제겐 정말 값진 기록이죠. 정규투어에서 처음 언더파도 쳤으니 다음엔 톱10에 드는 게 목표입니다.”

2007년 프로에 데뷔한 박시현은, 2008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약했지만 컷을 통과한 횟수보다 그렇지 못한 게 더 많았다. 2009년에도 7개 대회에 출전해 겨우 2번 컷을 통과했으니 손에 넣은 돈도 얼마 되지 않는다. 올해도 결국 목표달성에는 실패했지만 그의 도전은 내년에도 계속된다.

사진제공|KLPGA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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