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김병현사례로 본 추신수 예상몸값

입력 2010-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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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리그 풀타임 3년을 채우며 연봉조정신청 권리를 갖게 된 추신수는 이제 클리블랜드가 품기에는 버거운 정상급 선수 반열에 바짝 다가섰다.스포츠동아DB

메이저리그 풀타임 3년을 채우며 연봉조정신청 권리를 갖게 된 추신수는 이제 클리블랜드가 품기에는 버거운 정상급 선수 반열에 바짝 다가섰다.스포츠동아DB

박찬호·김병현 사례로 본 ‘연봉조정 자격’ 추신수의 예상 몸값
한국인 유일의 현역 메이저리거 타자 추신수(28·클리블랜드)의 2011년 연봉은 과연 얼마나 될까. 한국은 물론 미국에서도 연일 그의 내년 시즌 연봉에 관해 대서특필하면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추신수가 빅리그에서도 가치 있는 선수로 떠올랐다는 증거다.


○스콧 보라스 “클리블랜드와 연봉협상은 없다”


추신수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는 추신수의 연봉협상과 관련해 처음 입을 열었다.

클리블랜드의 지역지 ‘클리블랜드 리더’는 15일(한국시간) “추신수 계약 연장과 관련해 지금까지 어떠한 논의도 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논의할 생각이 없다”는 보라스의 말을 인용하면서 보라스가 MLB 사무국을 통해 연봉조정신청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클리블랜드는 선수 총연봉이 5000만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스몰마켓 구단. 장기계약을 해봤자 대폭적인 연봉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 일단 연봉조정신청을 통해 구단을 압박하고 얻어낼 수 있는 건 최대한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클리블랜드의 크리스 안토네티 단장은 이에 대해 “우리는 여전히 계약연장을 원하고 있다”며 “곧 보라스와 만날 것으로 기대한다. 협상을 통해 서로간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봉조정 신청이란?

연봉조정신청(Salary Arbitration)은 메이저리그에서 풀타임으로 3년간 활약한 선수에게 주어지는 권리다. 한번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으면 계속 자격이 유지된다.



구단과 선수가 재계약 만료 기한까지 연봉합의에 실패하면,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갖춘 선수는 선수노조에 연봉조정신청 의사를 밝히고, 이는 곧바로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통보된다. 해당구단은 3일 이내에 선수의 연봉조정신청에 응할지 여부를 밝혀야한다.

구단이 선수의 연봉조정신청에 응하지 않으면 해당선수는 곧바로 FA로 풀려 다른 구단으로 자유롭게 이적할 수 있다.

구단이 연봉조정신청을 받아들이면 제3자인 조정위원회는 청문회를 통해 선수의 연봉을 결정하는데, 구단과 선수가 써낸 연봉의 절충점을 찾는 게 아니라 양자택일을 하게 된다. 양측이 연봉조정신청 기간인 1월 5일∼15일 사이에 계약에 합의하면 연봉조정신청은 없던 일이 된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선례



메이저리그에서 선수가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으면 연봉은 급상승한다. 박찬호와 김병현의 사례에서도 이를 알 수 있다.(표참고)

1994년 LA 다저스와 계약한 박찬호는 1997년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했다. 그해 연봉은 27만달러. 그러나 97년 14승을 거두면서 98년 연봉은 70만달러로 올랐고, 98년 15승을 수확하면서 99년 연봉은 230만달러로 솟구쳤다.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박찬호는 2000년 곧바로 연봉 385만달러를 받으며 가치를 인정받았다. 2001년에는 990만달러까지 치솟았다.

물론 이 기간에 계속 호성적을 올린 덕분이기도 하지만,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은 99년 말 이후 연봉이 매년 수직상승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1999년 애리조나와 계약한 김병현은 2002년까지 4년간 매년 76만2500만달러로 연봉이 동일했다. 당시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20만달러와 함께 입단 계약금으로 받은 225만달러를 4년간 분할해 연봉으로 지급받았기 때문.

그러나 2000년부터 풀타임 빅리거로 활약한 김병현은 3년이 지난 2002년 말 연봉조정신청 자격을 얻었다.

2003년 연봉은 결국 325만 달러로 급상승했다. 전년도 연봉보다 무려 4배가 넘었다. 당시 김병현의 에이전트는 보라스와 쌍벽을 이루는 슈퍼에이전트 제프 무라드였다.

김병현은 이듬해 말에도 역시 연봉조정신청 자격이 유지됐고, 결국 2년간 총 1000만달러(인센티브 10만달러 별도)의 다년계약에 성공했다. 2003년 342만5000달러, 2004년 657만5000달러로 나눠받는 계약이었다.


○추신수는?

추신수는 풀타임 빅리그 첫해인 2008년 39만400달러, 2009년 42만300달러, 2010년 46만1100달러 등 메이저리그 최저연봉 수준을 받았다. 그렇다면 추신수 에이전트인 보라스는 이번에 어떤 계약을 노릴까.

일단 현재 분위기로는 클리블랜드 구단에 연봉조정신청 으름장을 놓으면서 연봉 400만달러 수준으로 계약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올해보다 10배 가까이 되는 금액이다.

많으면 많을수록 좋지만 보라스도 클리블랜드 구단의 주머니 사정과 함께 연봉조정신청까지 갈 경우 이길 수 있는 최대 금액을 고민할 수밖에 없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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