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을 입고 2010 K리그 대상 시상식을 찾은 김형일(왼쪽)과 나비 넥타이로 패션 포인트를 줘 눈길을 끈 구자철. 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K리그 대상 시상식 참석자 대부분이 말쑥한 정장 차림이었지만 포항 ‘캡틴’ 김형일은 이례적으로 한복을 입고 행사장에 등장했다. 내놓은 이유가 재미있었다.
“내가 한 여인과 결혼했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공개하려고 한복을 입었다.”
주변에서 일제히 쏟아지는 야유.
최철순(전북)은 “오늘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의 줄임 표현)처럼 보이고 싶었는데, 한복을 이길 수 없다”고 울상 지었다.
일반적인 넥타이 대신 나비 넥타이로 포인트를 낸 이도 있었다. 김재성(포항)과 구자철(제주)은 “한 번 포인트를 줘 보고 싶었다.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나비 넥타이 차림을 할 수 있겠느냐”고 했다.
수상자 중 가장 나이가 많은 김병지(경남)도 수많은 행사 경험 덕분인지 탁월한 패션으로 주위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아침에 검정색 정장을 입어봤는데, 마음에 들지 않아 색 톤을 바꿨다. 축구에 전념할 수 있게끔 충실히 내조해준 아내가 직접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다.”
이밖에 제주 박경훈 감독도 머플러와 멋들어진 정장으로 눈길을 끌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