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저주 VS 현역 축복…현역 스타는 흥하고 공익은 망한 이유…

입력 2010-12-22 09: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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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별’들의 성적표는 어떨까. 올 한해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예비역 스타들의 명암을 짚어봤다. 천안함 사태, 연평도 도발 등 북한 발 악재는 연예계도 비켜가지 않았다. 김종민(31), 하하(본명 하동훈·31), 소지섭(33), 이루(본명 조성현·27) 등 공익근무요원 출신 스타들은 복귀 후 체면을 구겼지만, 현역으로 제대한 조승우(30), 천정명(30), 토니 안(본명 안승호·32), 싸이(본명 박재상·33) 등은 자기 분야에 성공적으로 안착(安着)했다.

▶‘감’ 떨어진 예능 맨, ‘공익넘버원’, 연애는 왜 해서…

방송인 김종민, 하하, 배우 소지섭, 가수 이루(왼쪽부터).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방송인 김종민, 하하, 배우 소지섭, 가수 이루(왼쪽부터).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최근 ‘국민예능’ KBS2 ‘1박 2일’의 가장 큰 고민은 김종민이다. 분당 최고 시청률이 40%에 육박하지만, 인터넷에는 ‘병풍 김종민’ 논란이 사그라지지 않는다. 돌아온 김종민이 전혀 웃기지 않는다는 것. 급기야 온라인상에서 ‘김종민 하차 청원’ 운동을 벌어져 김종민이 눈물까지 쏟기도 했다. 제작진은 하차는 없다며, 그를 감쌌지만, 시청자들의 불만은 쉬이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MBC ‘무한도전’의 하하도 마찬가지다. 김종민만큼 ‘밉상’은 아니나, 예전처럼 자기 기량을 펼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재석, 박명수, 노홍철 등 ‘무한도전’ 출연자들 사이에선 “하하야 힘내”가 유행어처럼 번지기도 했다.

‘한류스타’ 소지섭은 ‘공익의 저주’가 한 해 늦게 왔다. 지난해 ‘카인과 아벨’로 브라운관에 복귀한 소지섭은 ‘최종회 시청률 19%’라는 성적을 얻었다. 하지만 6.25전쟁 60주년 드라마 MBC ‘로드 넘버원’에서 5%대라는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것. 준비기간 3년·제작비 130억 원의 대작이라는 홍보문구가 무색할 지경이었다. 이유야 많지만, 전쟁극의 주 시청자인 남성들은 공익 출신인 그가 ‘임전무퇴(臨戰無退)의 전설적인 장교’로 나오는데 큰 불만을 쏟았다. 심지어 ‘공익넘버원’이라고 비아냥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신인 윤시윤의 ‘제빵왕 김탁구’(KBS2)에도 완패했다.

가수 태진아(본명 조방헌·57)의 아들 이루는 미국 시민권도 포기하고 공익으로 대체 복무했지만, 5월 컴백과 함께 나락으로 떨어졌다. 공익근무 당시 사귄 작사가 최희진 씨(37)가 인터넷에 음해 글을 수차례 올리면서 법적 분쟁까지 간 것. 이미지에 금이 가면서 온라인 음원 순위 50위권에 들지 못할 정도로 벼랑 끝에 몰렸다. 한 때 음반 판매량이 급상승하면서 1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사재기’ 의혹을 샀다.

▶‘조 지킬’의 부활, 훈련소 두 번 간 그도 훈남으로…



배우 조승우, 방송인 토니 안, 배우 천정명, 가수 싸이(왼쪽부터)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배우 조승우, 방송인 토니 안, 배우 천정명, 가수 싸이(왼쪽부터) 스포츠동아 자료사진

반면 현역으로 복무한 스타들은 날개를 단 듯 화려하게 비상했다. 10월 제대한 ‘조 지킬’ 조승우는 숨 돌릴 틈도 없이 바로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출연을 확정했다. 우려도 있었지만, 그가 출연한 공연은 예매 시작 20분 만에 매진되는 등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훈련병 조교로 군 복무를 마친 천정명도 KBS2 ‘신데렐라 언니’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는 내년 초 방송되는 MBC ‘짝패’에서도 주연 자리를 꿰차, 천민과 바뀐 양반가의 아들 천둥 역으로 11년 만에 사극에 도전한다.

토니 안은 전역 2달 만에 예능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10월초 MBC ‘무릎팍도사’를 통해 전역 신고를 한 그는 MBC ‘일요일 일요일 밤에-뜨거운 형제들’, KBS2 ‘백점만점’, 케이블 tvN ‘환상의 호흡’ 등의 예능프로그램에서 고정 MC를 꿰차며 맹활약 중이다.

‘훈련소 두 번 간 사나이’ 싸이는 제대 후 정규 5집을 발표해 온라인 음원 차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타이틀 곡 ‘라잇 나우(Right Now)’ 는 아이돌 그룹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으며 절친한 선배 김장훈(43)과 함께한 콘서트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불성실한 산업 기능 요원 대체복무로 얻은 비호감 이미지가 현역 입대 후 호감으로 변한 것이다.

▶공익은 매스컴 피하고, 현역은 노출 기회 많아

이처럼 현역 출신들이 공익 근무자에 비해 맹활약하는 이유는 뭘까.

방송 관계자들은 현역으로 군 복무한 스타들이 국군방송 진행, 뮤지컬 등에 많이 투입돼 방송 감각을 유지하기 쉬워졌다고 말한다. 또한 병무홍보대사 조인성(29)처럼 언론에 노출할 기회가 많아 대중에게 잊히지 않는 것도 ‘현역 프리미엄’ 이다. 토니 안의 소속사는 언론에 “군대에서 오랫동안 라디오 DJ를 했던 것이 방송 감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중문화 평론가 이문원 씨는 “컴백 인지 효과 때문”이라며 “공익은 소집 해제 때 소속사에서 떠들썩하게 공표하지 않아 소리소문없이 다녀온 느낌이 드는 반면, 현역은 제대 당일 방송사 연예프로그램에서도 찾아가는 등 대대적인 홍보가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등 북한의 도발로 연예인의 공익 복무에 대한 여론이 악화한 것도 한 이유다. 최근 ‘2PM’ 택연(본명 옥택연·21)은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현역 입대를 결정했다. 최근 해양 경찰 특공대의 활약상을 그린 드라마 ‘포세이돈’을 촬영중인 유노윤호(본명 정윤호·24)는 지인들에게 “군대는 꼭 현역으로 가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도 연예인 공익들이 매스컴과 숨바꼭질을 하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다. 공익 근무 중인 김남길(29)과 김래원(29)은 ‘헬로우 고스트’, ‘방가방가’ VIP시사회에 초대받아 참석했으나, 포토라인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영화를 다 보고도 카메라 플래시를 피해 조용히 빠져나갔다. 전진(본명 박충재·30)은 채민서(29)와 열애설이 나자, “공익 근무는 안 하고 연애하느냐?”는 여론을 의식한 듯 재빨리 반박 해명에 나섰다. 최근 서울보건환경연구원에서 공익 근무를 시작한 강동원(29)은 지난달 훈련소 입소 당시 기자회견을 생략하고 조용히 들어갔다.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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