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 3G? 테더링? 이젠 와이브로, 와이맥스 시대

입력 2010-12-24 17: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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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태블릿 PC 등 모바일 기기가 본격적으로 국내에 출시되면서 와이파이, 3G 이동통신 방식과 이를 활용한 테더링, 브릿지 기술 등의 중요성이 점차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폭발적인 사용자 증가에 따라 무선 데이터 트래픽 현상도 날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 현상을 일컬어 말 그대로 ‘데이터 익스플로전(Explosion, 폭발)’이라 표현하기도 한다. 특히, 3G 이동통신망을 이용하는 데이터 사용량 증가는 음성 통화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업계에서는 이를 심각한 문제로 받아 들이고 있다.

KT의 ‘모바일 원더랜드’나 SKT의 ‘6FA-데이터 하이웨이’ 전략은 이 때문에 나왔다. 다시 말해 KT는 증가하는 데이터를 와이파이, 3G, 와이브로 등으로 분산시켜 안정화를 꾀하고 있고, SKT는 3G 망에 음성과 데이터 간 통로(FA: Frequency Assignment, 주파수 구분)를 따로 구분해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큰 틀에서 보면 데이터 안정성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이 중, 와이브로/와이맥스를 다시 한번 되짚어 보고자 한다. 향후 데이터 분산 효과를 위한 주요한 기술 중의 일부기 때문이다.



와이맥스, 와이브로란?

우리나라에서는 KT와 SKT를 통해 와이브로라는 용어가 많이 알려졌다. 하지만 와이맥스는 생소하다. 이름은 다르지만 사실 이 두 기술은 그냥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인텔이 처음 와이맥스 기술을 개발해 발표하고, 이 기술을 조금 더 보완해 만든 것이 우리나라의 와이브로 기술이다. 각 기술이 이용하는 주파수 대역이 다를 뿐 큰 차이점이 없다. 즉, 사용 주파수만 변경하면 와이맥스 칩을 탑재한 휴대용 기기로 와이브로 이동통신망을 통해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서울에서 부산까지 차를 타고 갈 때, 걸리는 시간이나 거리가 같은 도로 2개 중 아무거나 1개를 이용하는 것과 같다.

와이브로는 ‘Wireless Broadband Internet’의 줄임말이다. 우리 말로 옮기자면, ‘무선 광대역 인터넷’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 2002년 10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삼성전자 등이 와이브로 개발에 성공했으며, 2005년 미국 전기전자학회(IEEE)가 국제표준으로 채택했다. 또한, 2007년 10월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3G 이동통신의 6번째 기술 표준으로 채택하기도 했다.


와이맥스는 ‘World Interoperability for Microwave Access’의 줄임말로 와이브로와 거의 같은 의미의 이동통신 기술이다.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인텔에서 개발했으며, 기지국 주변 48km 거리 내에서 약 70Mbps의 전송 속도로 데이터를 다운받을 수 있는 기술이다. 다만, 초기에는 한 기지국에서 다른 기지국으로 이동할 때 지속적인 네트워크 연결을 보장하지 않았다.


즉, 와이맥스는 한 기지국이 커버할 수 있는 범위가 넓지만, 이 범위를 벗어나면 데이터가 잠시 끊기는 단점이 있다. 반면 와이브로는 이러한 핸드오프(통화 채널을 자동으로 전환해 특정 무선 통신 구역에서 다른 무선 통신 구역으로 이동할 때 끊어지지 않게 하는 기능)를 보장하기에 이론적으로 120km/h의 속도로 이동하면서 평균 2Mbps의 데이터를 다운받을 수 있다.


와이맥스의 인텔, 와이브로의 KT가 만났다

지난 2010년 9월, 인텔과 KT의 공동 발표 기자 간담회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앞으로 국내 와이브로 망에서 사용하던 주파수를 세계에서 사용하고 있는 와이맥스 주파수로 변경한다는 것이었다. 이는 곧 인텔의 와이브로+와이파이 칩을 내장한 노트북 또는 모바일 기기를 사용하면. 이전처럼 별도의 와이브로 모뎀(동글)이나 휴대 무선 공유기(에그)가 없어도 와이브로를 쓸 수 있게 됨을 뜻한다. 한마디로 서로 가지지 못했던 단점을 보완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뜻이다.


또한, KT측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와이맥스의 주파수로 변경한 이후 전송 속도가 향상이 되었다고 한다. 평균 2.4Mbps였던 대방/동작 지역의 속도가 4Mbps로 상승 했으며, 2.5Mbps였던 원효/중앙 지역의 속도는 4.4Mbps로 상승했다고 한다. 또한 KT 와이브로는 지난 10월 1일부터 5대 광역시(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와 경부, 중부, 호남, 영동 고속도로(중부는 서울~대전 구간)에 와이브로를 서비스 하고 있으며, 내년 3월까지 와이브로 망을 전국 82개 시로 확대할 예정이다. 전 국민의 85%가 와이브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로써 인텔 와이맥스 칩이 내장된 노트북 사용자는 기존보다 더 빠른 전송 속도(와이파이보다 느리지만, 3G보다는 빠르다)와 더 넓어진 지역(3G보다 좁지만 와이파이보다는 훨씬 넓다)에서 쉽게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한마디로 와이파이 무선 신호를 찾아 여기저기 다닐 필요 없이, 3G 전송 속도보다 빠르게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것이다.

얼마 전, 본 기자는 국내 최대 게임쇼인 지스타 2010 참가를 위해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던 도중, 고속도로 위에서 와이브로 망을 사용할 수 있는 에그를 통해 무선 인터넷을 시험해 봤다. 고속 버스 안에서 인터넷 검색, 문서 업로드, 웹 게임 등을 이용하는 데 큰 문제가 없었다. 다만, 온라인 게임이나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감상 등은 포기하도록 하자. 전송 속도도 문제지만, 데이터 용량에 따른 비용 문제도 있으니 말이다.





와이맥스 칩 탑재 노트북은 이미 출시 중

와이맥스 칩 탑재 노트북이 인텔-KT 공동 기자 간담회에서 선보인 것에 이어, 내년에는 더 다양한 제조사들이 비슷한 제품을 본격적으로 출시할 전망이다. 현재 와이맥스 탑재 제품을 출시한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 에이서 등이다. 특히, 와이맥스 내장 노트북을 KT 와이브로와 약정 연계해 구매할 경우 보조금 혜택을 받을 수 있어, 2년 약정의 경우 최대 약 48만 원 가량을 할인 받을 수 있다. 이 혜택은 현재 일반 노트북을 제외한 넷북과 울트라씬(넷북와 일반 노트북 성능의 중간) 제품에만 해당되는데, 이것은 성능이 뛰어난 노트북보다 휴대하기 간편한 노트북이 와이맥스 칩에 보다 적합하기 때문이다.


2010년 12월, 관련 상품으로 출시된 넷북은 삼성전자 센스 N150, LG전자 XNOTE X-140WH, 에이서 아스파이어 원 해피 등이 있고, 울트라씬은 삼성전자 센스 X180, LG전자 XNOTE T290 등이 있다. 넷북의 경우 대부분 50GB 와이브로 요금제를 이용해 2년간 매달 27,000원을 내면 공짜로 구매할 수 있으며, 울트라씬 제품은 같은 요금제를 이용하고 추가로 매달 10,000원 정도만 더 내면 구매할 수 있다.

사용자는 보조금(월 13,500원)만큼 할인을 받는 것이다. 이전에는 2~4GB 데이터 용량에 더 비싼 정액 요금제를 써야 했지만, 최근에는 50GB 데이터 용량을 27,000원에 이용할 수 있어 활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내년에는 넷북, 울트라씬과 같은 휴대성이 강조된 제품만이 아니라, 12~14인치 일반 노트북 등도 와이맥스 칩을 탑재해 출시될 전망이다. 경우에 따라선 태블릿 PC와 같은 모바일 기기에도 이를 적용한 제품이 선을 보일 수 있다.


와이맥스는 발전하고 있다

지난 10월 18일부터 21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차세대 통신 전문 전시회인 ‘4G 월드 2010’에서 삼성전자는 최대 330Mbps 다운로드 속도를 지원하는 ‘와이맥스 2’ 시스템을 시연했다. 이는 현재 와이맥스 평균 전송 속도(약 4Mbps)에 비해 대폭 향상된 수치다. 음성 통화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향후 무선 데이터 전송 방식에 또 다른 혁신을 불러 일으킬 전망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언제 적용될지는 미지수다. 실생활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이동통신사가 장비를 설치하고 기반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당장 다가오는 내년, 인텔 와이맥스-KT 와이브로 기술을 먼저 만끽해 보는 것은 어떨까? 아니, 그냥 우리나라에서는 와이브로라고 불러도 좋다. 약정 기간이 있다는 것이 좀 꺼림칙하긴 하다만, 어미 오리 쫓아가는 새끼 오리들처럼 와이파이 신호 좀 그만 쫓아다녔으면 좋겠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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