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내리사랑…양용은은 따도남!

입력 2010-12-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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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은(사진 오른쪽)이 후배 김도훈과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팜스프링스의 웨이트 트레이닝 훈련장에서 바벨을 들며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후배 김도훈 미국에 불러 함께 훈련
만만찮은 전지훈련비 부담 덜어줘
귀국때마다 모교 등에 성금 전달도
“미 진출때 받은 후배 도움 갚는 것”


‘의리남’ 양용은(38)이 이번엔 부산 출신의 후배 김도훈(20)의 수호천사로 나섰다.

양용은은 11월 28일 열린 두바이 월드챔피언십을 끝으로 미국 텍사스 주 댈러스 집에 돌아갔다.

휴식도 잠시, 14일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과의 두 번째 동반 라운드를 한 뒤 다시 캘리포니아주 팜스프링스로 이동해 훈련캠프를 차렸다.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후배 김도훈에게 자신의 경험을 들려주고, 웨이트 트레이닝과 연습라운드를 함께하면서 도움을 주고 있다. 훈련은 10여 일 동안 진행됐다.

프로골퍼들이 겨울동안 전지훈련을 떠날 경우 상당한 비용이 든다.

태국이나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시아로 떠나더라도 한달에 400∼500만원에 가까운 비용이 든다. 미국의 경우 이 보다 두 배 이상의 경비가 더 든다.

여기에 스윙코치까지 두면 비용은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프로골퍼들도 크게 마음먹지 않으면 미국 전지훈련은 꿈도 못 꾼다.

다행히 김도훈은 선배의 도움을 받아 저렴한 비용으로 미국 전지훈련을 할 수 있게 됐다. 양용은의 캐디로 활동했던 친구 박경구(38) 프로는 “용은이가 도훈이의 얘기를 전해 듣고는 선뜻 자신의 집으로 오라고 했다. 도훈이도 선배의 부름에 감사한 마음으로 합류해 현재 맹훈련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양용은은 그동안 후배들에게 남다른 관심을 보여 왔다. 10월 한국오픈 출전 당시엔 대회 스폰서로부터 받은 초청료 중 5000만원을 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에게 전달해 도움을 줬다.

귀국 때마다 모교와 어려운 이웃들에게 성금을 전달해왔다.

평소에도 자신을 찾아오는 후배들을 마다하지 않기로 유명하다.

2년 전에는 미 PGA 퀄리파잉스쿨에 출전하기 위해 미국에 왔던 배상문, 홍순상 등을 자신의 집으로 불러 직접 마련한 음식을 대접하면서 격려했다.

양용은은 전복요리와 생선회를 잘 다듬는 등 요리 솜씨도 좋다.

최근엔 노승열과 자주 전화통화를 하고 트위터로 소식을 교환하면서 조언해 주고 있다. 늘 주변에 후배들이 몰려드는 이유다.

양용은이 후배들에 남다른 사랑을 보이는 데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본인 역시 힘들게 운동하면서 그 누구보다 어려운 과정을 거쳤고 미국에 진출할 때 후배들의 도움도 많이 받았다.

양용은이 2007년 미국으로 진출할 때 팜스프링스에 정착하게 된 배경에는 후배 오현우(24) 프로의 도움이 컸다. 팜스프링스는 오현우 프로가 살고 있는 곳으로 양용은은 후배의 집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 거처를 마련했다. 그 덕에 미국에서 빨리 정착할 수 있었다.

“용은이는 평소에도 후배들과 함께 하는 걸 매우 좋아한다. 또 누구에게 도움을 받으면 그 이상 돌려줘야 직성이 풀리는 스타일이다”고 박경구 프로는 말했다.

김도훈과 함께 2주간의 훈련을 끝낸 양용은은 다음달 27일부터 열리는 파머스 인슈어런스오픈 대회로 시즌을 시작할 예정이다.

사진제공|YE 스포츠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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