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영화계에 표현의 자유와 영화의 폭력성을 두고 ‘제한상영가 등급 논란’이란 뜨거운 이슈를 제공한 최민식 이병헌 주연의 영화 ‘악마를 보았다’의 한 장면.
■ 한국영화 이슈 물었더니…
제한상영·표현 한계 문제 제기
한국영화의 다양성 부족 지적도
올해 가장 기억에 남는 한국영화 관련 이슈를 묻는 ‘한국영화 한 장면’ 설문에 상당수가 침묵을 지켰다. 설문 대상자 중 38명이 ‘무응답’을 선택했다. 올해 한국영화와 영화계를 달군 뜨거운 이슈가 비교적 적었음을 말해준다. 제한상영·표현 한계 문제 제기
한국영화의 다양성 부족 지적도
2009년 ‘대종상 후보 및 수상작 논란과 대한민국 영화대상 잠정 취소’ 등 영화상 논란과 영화 ‘해운대’의 1000만 흥행 및 CG 등 기술력 진전 등을 꼽았던 대학생들은 2010년에는 그만한 화젯거리와 논란이 적었다고 답한 셈이다.
이런 가운데 9명이 ‘악마를 보았다’의 제한상영가 등급 논란이 올해 영화계 이슈로 꼽았다. “제한상영 영화에 대한 논란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거나 “표현의 한계와 관련한 논의”를 새삼 제기한 점을 그 배경으로 설명했다. 5명이 지적한 ‘잔혹성 논란’을 합치면 올해 관객들의 눈길을 끈 최대의 이슈라 할 만하다.
620만명의 관객을 기록한 ‘아저씨’의 흥행을 꼽은 사람도 8명이나 됐다. ‘청소년 관람불가’라는 “흥행의 제약조건을 딛고 표현의 유연성을 활용”했고 “영화가 배우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다는 사실을 일깨워졌다”는 의미다.
조희문 위원장의 사퇴로 귀결된 영화진흥위원회와 관련한 숱한 논란도 꼽혔다. ‘시’의 ‘0점 처리’ 등 영진위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은 가운데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수상하는 등 해외 영화제에서 한국영화가 선전한 점을 선정한 응답자도 적지 않았다.
2010년 한국영화의 부족한 점을 묻는 ‘2% 부족했던 점’에 대해서는 많은 이들이 ‘다양성 부족’을 꼽았다. 이밖에 ‘독립영화에 대한 관심 및 지원 부족’(8표), ‘스릴러물의 홍수’(6표) 등을 포함하면 다양한 한국영화를 보고 싶다는 관객의 욕구가 여전함을 읽게 한다.
2009년 1위였던 신선한 기획과 스토리의 부재가 여전히 ‘소재의 한계 및 고갈’(6표) 혹은 ‘전형적’이라는 점으로 이어지며 올해도 한국 영화계의 숙제로 등장했다.
‘메이저 투자배급사의 독과점 문제’(5표) 등도 ‘교차상영’과 ‘지나친 상업주의’ 등과 함께 여전히 아쉬움으로 지적됐고 ‘스타배우에 대한 과도한 의존’ 등도 새롭게 제기됐다.
사진제공|쇼박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