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 이런 일이] 1983년 오늘, 마닐라 국제영화제 막 올라 ‘만추’ 김혜자 연기 극찬…여우주연상 차지

입력 2011-0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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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자가 영화 ‘만추’로 마닐라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최우수 여자주연상 금독수리상을 받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스포츠동아DB

김혜자. ‘영원한 어머니상’으로 모든 국민들에게 각인된 배우. 그러나 지금까지 출연한 3편의 영화는 모두 안방극장의 이미지와는 대비되는 강렬한 이미지로 남아 있다. 1981년 ‘만추’, 1999년 ‘마요네즈’ 그리고 2009년 ‘마더’에서 김혜자는 드라마 속 모습과는 다른 캐릭터로서 ‘대배우’의 무게감을 실감케 한다.

1983년 오늘, 제2회 필리핀 마닐라 국제영화제가 개막했다. 이 영화제에서 김혜자는 영화 ‘만추’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첫 영화로 안은 수상의 기쁨은 1970년대 이후 해외는 물론 국내 시장에서도 침체됐던 한국영화의 쾌거였다.

김수용 감독의 100번째 연출작인 ‘만추’는 1965년 이만희 감독의 작품을 리메이크한 영화. 김혜자는 살인죄로 복역 중인 모범수로, 특별휴가를 얻어 나와 위폐범인 정동환과 짧은 만남과 사랑 그리고 삶의 회한을 경험한다. 두 배우는 영화에서 자신들이 받아들일 수 밖에 없는 시간이라는 절박함으로 더욱 처연하고 지극한 우수의 눈빛을 발했다.

1982년 개봉 당시 소설가 정연희는 동아일보에 기고한 리뷰에서 김혜자에 대해 “눈으로 말했고 몸짓으로 이야기했다. 이 영상은 인간의 절대우수를 주제로 한 시다”면서 “이 대사 없는 연기를 저력있게 밀고 갈 수 있었던 것은 배우의 나이에다 인생을 폭있게 받아들인 자세가 밑받침한 것은 아니었을까”라고 찬사를 보냈다.

김혜자는 영화제 수상 직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촬영 6개월 전부터 과연 어떻게 연기를 펼칠 것인가를 하루도 잊은 적이 없다"면서 “자신의 연기에 어떤 정신을 불어넣지 않으면 관객을 감동시킬 수 없다”며 노련한 배우로서 원칙을 알려주기도 했다. 김수용의 작품 이후 30년, 이번엔 ‘가족의 탄생’의 김태용 감독과 배우 현빈, 탕웨이가 손잡은 새로운 ‘만추’가 선보인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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