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연고의 9구단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엔씨소프트. 구단주 총회의 승인이 남아 있지만 요식행위일 뿐 닻을 올리는 데는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지난 몇 달간의 과정을 보면 역시 엔씨소프트는 기존 구단과는 다르게 접근하고 있다. 인내와 진정성을 가지고 한 단계씩 극복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도 이제 대기업 중심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주체들이 프로야구에 뛰어드는 것이 궁극적으로는 프로야구를 보다 건강하게 발전시키는데 도움이 된다.
히어로즈를 통해 개인이 구단을 소유할 수 있음을 보지 않았는가. 히어로즈의 한 임원은 “연간 100억원 정도의 적자를 감당할 수 있으면 이대호도 사올 수 있다. 히어로즈는 적자를 기록하면 안 되기 때문에 어려움이 있지만, 슬기롭게 극복하고 있지 않은가.
엔씨소프트 정도의 기업이면 프로야구 운영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야구단을 독립시켜 히어로즈처럼 스스로 자생하는 것이 엔씨소프트 모기업을 위해서도 좋고, 프로야구를 위해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이제 더 이상 엔씨소프트의 프로야구 운영 능력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지금 상황에서 엔씨소프트의 당면 과제는 순조롭게 항해를 시킬 단장과 감독을 선임하는 일이다. 일의 순서를 보면 감독보다는 단장 선임이 우선이다.
초대 엔씨소프트의 단장과 감독에게 주어진 가장 큰 임무는 선수수급이다. 어떤 단장과 감독이 선수수급을 원활하게 할 수 있는가가 선임의 기준점이 되어야 한다. 이러한 기준을 충족시키려면 우선 프로야구 단장 경험이 필요하다.
그것도 최소한 5년 정도는 단장 경험이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이 정도 경험이 있어야 다른 구단의 프런트와 코칭스태프의 장·단점을 모두 파악할 수 있고, 누구를 스카우트해야 할지 감이 오기 때문이다. 게다가 선수수급 및 트레이드에 있어 적정한 몸값 협상도 가능하다.
초대 감독도 마찬가지다. 올해 팀을 출범시키고, 내년에 2군 리그에 합류하는 엔씨소프트의 로드맵을 고려하면, 초대 감독의 역량도 결국은 선수수급에 초점이 모아질 수밖에 없다.
어느 감독을 선임하는 것이 선수수급에 도움이 될까. 다른 구단 감독에게 선수를 달라고 요청했을 때 일언지하에 거절당하지 않고 최소한의 협조를 얻을 수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가 기준이 돼야 한다.
한국 프로야구 역사를 보면 기존구단은 신생구단에 인색하다. 한·미·일 프로야구가 폐쇄적인 방식으로 성공한 리그를 만들었음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기존 구단의 협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KBO가 할 수 있는 범위도 한정되어 있다. 제도적으로는 올해와 내년 신인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명 정도 우선지명 하는 정도다. 나머지 40명은 트라이아웃과 기존구단에서 데려올 수밖에 없다.
결국 엔씨소프트의 초대 단장과 감독은 이러한 선수수급 및 능력 있는 프런트를 데리고 올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이 엔씨소프트가 초기 연착륙 하는데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다.전용배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라는 경구를 좋아한다. 스포츠에 대한 로망을 간직하고 있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