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체 쏠림 원인은 머리”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동계훈련 중인 이정민(오른쪽)이 로빈 사임스 코치로부터 스윙 폼 교정을 받고 있다. 스윙 때 축이 상하로 흔들리는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교정이다.
■ 어깨부상 아픔 훨훨… 美올랜도 전훈서 새각오 다지는 이정민
큰 키로 인한 상체 쏠림 버릇 잡아
샷 정확성 향상시키니 거리도 쭉쭉
“작년 신인왕 놓쳤지만 올해 일 낼 것”
2010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신인 이정민(20·삼화저축은행)이 마음고생을 털어내고 환한 웃음을 되찾았다.큰 키로 인한 상체 쏠림 버릇 잡아
샷 정확성 향상시키니 거리도 쭉쭉
“작년 신인왕 놓쳤지만 올해 일 낼 것”
이정민에게 2010년은 길고도 짧았다. 지난해 5월 강원도 춘천 라데나 골프장에서 열린 두산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우승해 당당히 신인상 후보 0순위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상반기 종료 후 갑작스런 왼쪽 어깨 부상으로 성적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8월부터 2개월 넘게 필드를 떠나야만 했던 이정민은 다행히 10월 말 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을 시작으로 다시 상승곡선을 그렸다.
1년 동안 천당과 지옥을 모두 경험했다.
신인왕을 놓쳐 속이 상할 법도 하지만 이정민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서 동계훈련 중인 이정민을 만났다. 시즌을 앞두고 차근차근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얼굴에서 편안함이 엿보였다. “작년엔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래도 좋은 시즌이었다고 생각한다. 어깨부상 때문에 고생도 있었지만 이제는 씻은 듯이 나아 정상 컨디션을 되찾았다. 현재 몇 가지 교정을 받고 있는데 모두 좋은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로빈 사임스 코치가 컴퓨터로 분석한 동영상을 보며 이정민과 스윙을 분석하고 있다.
이정민은 평균 250야드가 넘는 장타와 정교한 아이언 샷이 장기다. 펑펑 쏘아 올리는 드라이버 샷은 어지간한 남자선수 못지않다. 어깨부상을 당한 뒤 장기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었는데 이번 전지훈련을 통해 다시 예전의 기량을 되찾았다.
말썽이던 스윙 때의 문제도 완벽하게 해결했다. 큰 키 때문에 스윙하는 동안 상체가 앞뒤로 쏠리는 버릇이 있었다. 상체가 움직이다보니 당연히 스윙의 정교함이 떨어졌다. 이번 훈련을 통해 이 부분을 완벽하게 보완했다.
“가끔씩 스윙 축이 흔들려 스윙이 들쭉날쭉한 게 문제였다. 이번 훈련을 통해 스윙 축을 고정시키는 연습을 하고 있는데 지금 거의 완성 단계에 있다”고 했다.
코치 로빈 사임스 역시 “이정민의 스윙이 매우 좋아졌다. 처음엔 스윙할 때 상체가 앞뒤로 움직이는 버릇이 있었는데 이번 훈련을 통해 거의 바로 잡았다. 현재까지 80∼90% 완성된 단계로 샷도 정확해지고 특기인 파워가 더 좋아졌다”고 말했다.
컨디션도 좋아지고 흐트러졌던 스윙도 완벽하게 바로잡았지만 아직 한 가지 문제가 남아 있다. 후원사와의 문제다. 이정민은 삼화저축은행 소속이다. 후원사가 최근 영업정지를 받아 앞날이 불투명하다.
현재로서는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선수로써 불안해 할 수도 있지만 “아직은 어떤 대답도 듣지 못해 훈련에만 집중하고 있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담담해 했다.
평생에 한번 있는 신인왕을 놓친 건 아쉽지만 이제 프로 데뷔 한 시즌을 보냈기에 실망은 하지 않는다. 이정민의 표정이 밝은 이유도 앞으로 보내야 할 시간이 더 많기 때문이다. 올해 활약도 기대된다. 서희경, 이보미 등 기존 스타들이 해외로 떠나면서 빈자리를 메울 새 주인공을 기다리고 있다. 돌아온 슈퍼루키 이정민이 그 자리를 노리고 있다.
올랜도(미 플로리다 주)|글·사진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