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들쭉날쭉 라인업…김경문은 왜?

입력 2011-04-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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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김경문 감독. 스포츠동아DB. 

김재환 등 파격적인 주전 라인업 기용
‘주전·백업 경계 없다’ 무언의 메시지
프로야구 선수들에게 개막전 무대에 선다는 것은 대단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던 두산 용병 더스틴 니퍼트 역시 개막전 선발투수가 된 것에 대해 “명예로운 일”이라고 표현했다. 하지만 그만큼 어깨가 무겁다. 감독들도 선수들이 가지는 중압감을 잘 알기에 대개 개막전이나 포스트시즌과 같은 큰 경기에는 경험이 많은 주전선수들을 전진 배치한다. 그러나 두산 김경문 감독(사진)은 2011시즌의 포문을 여는 첫 경기, 2일 잠실 LG와의 개막전에 다소‘파격’적인 선발라인업을 선보였다. 주전인 이성열 최준석을 모두 빼고 백업 김재환과 임재철을 넣은 것. 개막전 상대선발투수는 최고 160km의 공을 뿌리는 광속구 투수였다. 힘 대 힘으로 맞붙는다고 하면 어쩌면 이성열 최준석이 어쩌면 더 나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김 감독은 두 선수를 과감히 엔트리에 제외하고 베테랑 임재철을 6번 우익수로, 신인에 가까운 김재환을 5번 지명타자로 배치하는 강수를 뒀다.

3일 김 감독은 전날과는 반대되는 라인업을 냈다. 김재환 임재철을 빼고 이성열 최준석을 넣었고, 오재원 대신 정수빈을 기용했다. 정수빈만 제외하면 두산의 완벽한 주전라인업이라고 할 수 있다. 김 감독의 정수빈 투입은 전략적이었다. 이날 LG선발이 사이드암 박현준이라는 것을 알고 지난해 잠수함투수를 상대로 타율 0.545(11타수 6안타)의 맹타를 휘두른 그를 2번에 배치했다. 실제 정수빈은 준플레이오프 4차전 3-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9회 1사 2·3루에서 롯데 사이드암 임경완을 상대로 쐐기3점포를 쏘아 올리기도 했다. 물론 세 타자는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임재철, 김재환은 3타수 무안타, 정수빈도 4타수 1안타로 물러났다. 결과도 1승1패였다. 어떤 라인업이 옳고 그른지 정답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김 감독은 임재철 김재환을 개막전에 내세운 이유에 대해 “(이)성열이나 (최)준석이가 많이 느꼈을 것”이라고 말했다. 캠프 때부터 강조했던 “벤치에 있는 야수 15명이 모두 경기에 뛴다”라는 메시지를 시즌 시작부터 선수단에 강하게 각인시킨 셈이다. 재미있는 점은 ‘주전, 백업의 경계 없이 실력 위주의 기용’이라는 김 감독의 뚝심이 남은 131경기에도 계속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hong927)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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