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그들의 특별했던 ‘우정 레이스’

입력 2011-04-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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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16∼18일 일본 고치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일 경륜대항전이 대지진 여파로 무산된 가운데 한국대표팀은 일본선수들과 치른 시범경주에서 2-2의 아쉬운 무승부를 기록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한국대표팀의 김영섭, 김배영, 노태경, 이욱동.

대지진으로 취소된 경륜대항전
선수들 시범경주로 아쉬움 달래
2-2 무승무…원정경기 큰 경험
지난 달 16일부터 18일까지 일본 고치현 고치경륜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한일 경륜대항전’이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전면 취소되고 말았다.

대항전 참가를 위해 8일부터 일찌감치 일본으로 건너가 적응훈련 중이던 한국대표 선수들은 아쉬움을 뒤로 한 채 15일 귀국해야 했다.

그런데 한국 대표선수들이 체류 기간 동안 일본 선수들과 이틀에 걸쳐 시범경주를 치른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비록 공식경주는 아니었지만 경륜 팬들로서는 결과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 선수단은 김막동(4기) 감독, 박학규(2기) 기술고문을 중심으로 김영섭(주장·8기), 김배영, 김치범, 김현경, 노태경, 박병하, 송경방, 양희천, 이명현, 이수원, 이욱동 최순영의 슈퍼특선반 12명과 특선급 문희덕, 배민구, 조봉철 3명으로 구성됐다. 출전 예정이던 이용희는 부상으로 동행하지 못했다.

일본은 지난해 그랑프리 챔피언 무라카미 히로유키를 중심으로 슈퍼특선반 3명, 특선급 등 총 17명이 출사표를 냈다.

시범경주는 출전 예정에 없던 일본의 특선급 10명, 우수급 5명이 한국팀의 스파링파트너로 나섰다. 이틀에 걸쳐 진행된 네 차례 경주에서 한국은 2-2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한국 경륜의 최강 클래스인 슈퍼특선반이 대거 출전해 전승을 기대했던 한국 대표팀으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결과이다. 시범경주가 치러진 일본경륜학교에 당일 강풍이 심했고, 한국의 333m 보다 긴 400m 트랙인 점을 감안한다면 적응이 덜 된 탓도 있지만 자존심을 구긴 결과라는 점은 변하지 않는다.

김영섭 주장은 “라인경주가 합법화된 일본선수들은 역할 분담이 나눠져 있다. 집요할 만큼 몸싸움을 걸어 온 일본선수들에게 밀리기도 했다. 한국 심판이었다면 실격을 줄 만했지만 일본은 이를 인정하는 분위기였다”라고 말했다.

대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한국 선수들은 자비로 일본경륜 규격에 맞는 차체와 바퀴를 구입했다. 생소한 차체에 적응하느라 힘의 균형이 무너진 선수가 많았다는 점도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대표선수들은 귀국 후 열린 국내 대상경주에서 국내 차체 재적응에 실패하며 기복이 심한 경주로 고배당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경륜예상지 ‘경륜위너스’의 박정우 예상부장은 “차체 적응이 짧게는 한달, 길게는 두 달이 걸린다. 조금 인내심을 갖고 지켜본다면 선수들이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다. 과거 한일전을 경험한 몇몇 선수들은 이후 급성장을 거듭해왔다. 출전했던 선수들을 눈여겨볼 만하다”라며 비록 취소된 한일대항전이지만 선수들이 얻은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사진제공|국민체육진흥공단

양형모 기자 (트위터 @ranbi361)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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