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만년 2인자였다. 황금콤비였지만, 사실 선수로서는 ‘허재’라는 이름의 무게에 눌리기도 했다. 하지만 감독으로서는 제2의 승부다. 이제 타깃은 ‘농구대통령’으로 불리는 KCC 허재 감독이다.스포츠동아DB
83년 쌍용기·90년 농구대잔치서 패
2003시즌 PO 세번째 대결서도 눈물
강 감독 “한번은 넘어선다” 독한 각오
“이번에는 한 번 넘어서야죠.”
원주 동부 강동희(45) 감독은 현역시절 ‘코트의 마법사’로 불리며, 한국최고의 포인트 가드로 군림했다. 2년 선배인 전주 KCC 허재(46) 감독과는 중앙대∼기아자동차에서 함께 뒤며 80∼90년대 한국농구를 호령했다. 소문난 우애 덕분에 함께 주류 CF에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코트 안에서는 잠시 우정도 접어둔다. 강 감독에 따르면, 허 감독과 파이널에서 맞붙는 것은 이번이 3번째다.
● 1983년 고교농구 쌍용기 결승
첫 번째는 무려 1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강동희는 송도고 1학년, 허재는 무적의 용산고 3학년이었다. 중학교 시절 2년 간 농구를 그만뒀던 강동희는 전국무대에서 거의 무명에 가까웠다. 반면 허재는 이미 농구천재 소리를 들으며, 고교무대를 평정하던 시절이었다. 둘은 쌍용기 결승에서 맞붙었다. 강동희는 1학년임에도 불구하고 주전으로 뛰었지만, 결국 패했다. 강 감독은 “역시 (허재 감독이) 대단했다. 그래도 큰 점수차로 지지는 않았다. 비록 우승을 못했지만, 이 대회를 계기로 강동희란 선수가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의미를 뒀다.
● 1990년 농구대잔치 1차 대회 결승
2번째는 1991년 1월2일에 열린 1990농구대잔치 1차 대회 결승이다. 당시 제대 직전이었던 강동희는 상무 소속으로, 친정팀 기아와 맞붙었다. 기아에는 허재 뿐 아니라, 한기범과 강정수, 정덕화 등이 버티고 있었다. 상무 역시 최병식, 이훈재, 이영주, 김대의 등 실업팀 주전들이 포진했지만, 결국 기아의 벽을 넘지 못했다. 이 때 역시 허재를 당해내지 못했다. 강동희는 2차 대회 이후 기아에 복귀해, 더 이상의 결승 맞대결은 이뤄지지 않았다. 프로에 와서도 2002∼2003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강 감독이 창원 LG, 허 감독이 원주 TG 유니폼을 입고 맞붙었다. 결과는 3승2패로 허 감독의 승리였다. 결승만 놓고 보면, 강 감독이 2전 전패. 플레이오프까지 합치면 3전 전패인 셈이다.
둘이 선수로서 함께 이룬 업적은 대단했지만 항상 스포트라이트는 허 감독 쪽으로 치우쳤다. 강 감독도 이 점에 대해서는 “사실 그랬다”고 답한다. “한 번 넘어서야죠”라는 강 감독의 말이 결코 의례적이지 않은 이유다. 이번에는 정말 가능할까. KCC와 동부의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1차전은 16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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