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미와 최나연, 서희경, 유선영. 스포츠동아DB
일반적으로 골프대회에서 가장 많은 갤러리가 몰리는 건 챔피언조다. 우승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롯데마트 여자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는 다른 상황이 펼쳐졌다. 갤러리들이 한 곳에 몰려있지 않고 코스 곳곳으로 분산됐다.
9번홀 그린. 최나연의 1.5m 버디 퍼트가 홀을 살짝 빗나가자 숨죽이며 지켜보던 갤러리들의 입에서 “아!”하는 탄식이 흘러나왔다.
같은 시간 10번홀 그린. 이보미의 버디 퍼트가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가자 “와”하는 함성과 박수가 터졌다. 이날 롯데스카이힐 제주골프장에서는 이런 광경이 계속 이어졌다.
갤러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선수는 최나연. 50여 명의 갤러리가 함께 따라나서 최나연의 경기를 관전했다. 갤러리 중에선 일부러 제주까지 온 팬도 이었다. 팬들의 응원이 클수록 선수는 힘을 얻는 법. 최나연도 이날 스타의 진면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사실 최나연은 2라운드부터 허리 근육통에 시달렸다. 진통제를 복용하고 경기에 나섰지만 티를 꽂기 힘들 정도로 허리 통증이 심했다.
2라운드 후 간신히 제주 유나이티드 프로축구팀의 도움으로 응급처방을 받고 3,4라운드 경기에 뛸 수 있었다.
부상에도 불구하고 최나연은 3,4라운드에서 7타나 줄였다. 부상 투혼에 팬들은 더 큰 박수로 화답했다. 버디가 나올 때마다 이름을 연호하고 힘찬 박수를 보냈다.
지난해 KLPGA 투어 상금왕 이보미와 김하늘도 빛나는 조연이 됐다. 1,2라운드에서 부진, 겨우 컷을 통과했지만 3라운드부터 ‘본색’을 드러냈다.
무명 심현화의 돌풍에 스타들의 활약이 더해지면서 개막전은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서귀포|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