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희가 있는 팀인데 깐깐하게 할 수 없지”

입력 2011-04-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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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재 감독. 스포츠동아DB

허재 감독. 스포츠동아DB

KCC허재감독, 훈련시간 홈 재량권 포기
“다른 팀이라면 뭐라 말을 하겠지만 (강)동희가 있는 팀인데….”

1차전에서 패했던 KCC는 홈경기 임에도 불구하고 2차전에 앞서 별다른 훈련 없이 코트에 나섰다. 대개 오후 3시에 경기가 시작되면 원정팀은 오전 9시부터 1시간 코트를 쓰고, 이후 10시부터 1시간 홈팀이 연습을 하는 게 관례.

하지만 방송 중계 관계로 2차전 시작이 2시 15분으로 당겨졌고, 동부는 평소처럼 9시에 전주실내체육관에 나와 몸을 풀었다.

하지만 11시에 훈련이 끝나면 2시 15분 시작에 맞춰 준비 시간이 촉박한 KCC는 아예 오전 코트 훈련을 생략했다. 이틀 연속 경기에 따른 체력부담이 있는데다 오히려 그렇게 훈련할 경우 선수들 컨디션 조절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고 봤기 때문. 점심식사를 겸한 비디오 전술 훈련으로 코트 연습을 대신한 이유다.

홈팀에 재량권이 있어 KCC 입장에선 게임 시작이 45분 당겨졌으니 동부측에게‘8시15분부터 훈련하라’고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허 감독은 그렇게 고집하지 않았다.

사석에서 호형호제하는 허 감독과 동부 강동희 감독은 잘 알려진 대로 중앙대 시절부터 기아와 국가대표까지 호흡을 맞춘‘27년 지기’. 이미 두 사람은 챔프 기간 동안 ‘인연을 끊겠다’며 코트 승부에 전념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승부는 승부지만, 그래도 정은 변하지 않았다. “다른 팀이라면 몰라도 동희가 있는 팀인데…”라는 허 감독의 말에서 두 사람의 신뢰관계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2차전이 20점차 KCC 대승으로 끝난 뒤, 허 감독은 먼저 인터뷰실을 빠져나가는 강 감독에게 “전화할게”라고 했다. 피말리는 승부 속에서 ‘장수’인 두 사람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 것에 대해 오해의 시선이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두 사람의 진심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전주|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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