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발이 통했다?…한화 7연패 끊던 날

입력 2011-04-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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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이 다같이 손을 모으고 있더라고요.”

한화 주장 신경현(36)이 껄껄 웃었다. 17일 광주구장. 한화가 지긋지긋한 7연패에서 벗어난 다음날이었다. 주장으로서 누구보다 마음고생이 심했을 그다.

“지옥에 다녀온 것 같다”며 고개를 흔들었다. 드라마같은 연패 탈출이었다. KIA에 1점을 먼저 내줬지만 4회 상대 실책에 힘입어 2-1로 역전했다.

신경현은 “그 때부터 선수들이 ‘이길 수 있다!’며 두 손을 기도하듯이 모으고 엉덩이를 들썩거리더라. 공 한 개, 한 개에 평소보다 훨씬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귀띔했다. 옆에서 주장이 “아직 초반이다. 침착하자. 야구하다 보면 또 어떻게 될지 모른다”고 다독여 봤지만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그 역시 경기 막판까지 살얼음판 승부가 계속 되자 긴장이 밀려왔단다. 9회 번트 실패로 체면까지 구겼으니 더 그랬다. “구원 투수로 오넬리가 들어왔는데 괜히 공이 평소보다 안 좋은 것 같더라. ‘이를 어쩌지’ 싶어 떨렸다”고 털어놨다.

또 4-3으로 간신히 앞선 9회 2사 1루에서 한대화 감독과 마운드에서 나눈 대화도 공개했다. “감독님은 ‘(이)용규를 고의4구로 거르자’고 하셨고, 나는 ‘역전 주자가 나가는데 괜찮을까요’라고 여쭸다.

하지만 결국 감독님 뜻이 맞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음 타자 김선빈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경기를 끝냈기 때문이다. 에이스 류현진이 활짝 웃으며 달려 나갔을 정도로 벅찼던 1승의 순간.



한대화 감독은 “지난해 11연패를 끊었을 때보다 더 기뻤다”는 소감을 남겼다. 그만큼 선수단 전체가 한 마음으로 바랐던 연패 탈출. 17일 경기에서 연승을 이어가지 못한 게 그래서 더 아쉬울 듯 하다.

광주|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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