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광주 KIA전을 앞둔 롯데의 3루측 덕아웃. 투수 고원준(사진)은 고참 선수들이 가볍게 배를 채우고 있을 즈음,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팬클럽에서 전달한 아이스크림을 슬쩍 내밀었다. 잠시 후에는 아이스크림 케이크까지 배달했다.
여기저기서 부러움 섞인 탄성이 쏟아졌고, 묘하게 자신 앞으로 아이스크림이 쏟아진(?) 홍성흔도 예외는 아니었다. “나도 한 때는 잘 나갔었는데…”라며 “내가 지금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데 일부러 안 하는 것”이라며 애써 태연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이때 누군가가 “홍성흔의 시대는 가고, 요즘은 원준이가 대세”라고 하자, 홍성흔도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이때 조용히 한 편에서 등판 준비를 하던 장원준이 한마디 거들었다. “장원준 말고, 고원준 말이야. 장원준은 군대가 대세지.” 올시즌을 마치면 군에 가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투였다.
광주|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