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월급쟁이 가수랍니다 하하…”

입력 2011-05-0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내 가요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월급제’ 전속계약을 맺은 김진표.

국내 가요계에서는 이례적으로 ‘월급제’ 전속계약을 맺은 김진표.

■ 싱글 ‘가지말걸 그랬어’

현 소속사와 계약금없이 도장
아빠되니 고정수입 더 좋아요

노래에 뮤비까지 손수 다 작업
과로로 대상포진까지 걸렸죠
4월20일 디지털 싱글 ‘가지 말걸 그랬어’를 발표한 김진표는 ‘월급쟁이’ 가수다.

그는 지난해 뮤직팜을 떠나 음원유통사 벅스뮤직과 3년 전속계약을 맺으면서 계약금을 받지 않는 대신 일본의 시스템처럼 매월 일정액의 ‘월급’을 받는 계약을 맺었다.

대부분 전속 계약이나 음반 계약을 하면서 계약금을 받는 요즘 가요계 상황에서 김진표의 사례는 무척 이례적이다.

2009년 연예인 최초로 한국GM 레이싱팀과 정식 레이서로 연봉계약을 맺었던 김진표는 연예인으로는 특이하게 두 ‘회사’에서 월급을 받고 있다.

“직장생활이 어떠냐” 묻자 김진표는 “허허” 웃으며 “매일 출근하는 게 아니라 미안하다. 뭐 그렇다고 월급을 많이 받는 건 아니다”며 또 웃었다.

김진표가 ‘월급제’를 택한 것은 “두 아이의 아빠다보니 매달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받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 회사를 차릴까 한때 고민했다. 그런데 골치 아픈 건 질색이라 포기했다. 기존 음반기획사들은 계약금을 많이 줄 형편이 못되는 걸 알고 있어 유통사와 직접 계약을 맺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

김진표는 3년 간 약정한 수의 곡을 발표하면 ‘월급 받는’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다. 새 싱글 ‘가지 말걸 그랬어’는 옛 여자친구의 결혼식에 갔다가 후회하며 돌아오는 남자의 처량한 마음을 담은 노래다. 아내(배우 윤주련)와 서울 대학로에서 봤던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에 나오는 한 장면을 자신의 경우로 상상하며 쓴 노래다.

김진표는 이번 음반을 철저히 혼자서 모두 제작하는 ‘가내수공업’으로 했다. 작사, 작곡, 편곡은 물론 자신이 직접 찍은 사진으로 뮤직비디오까지 제작했다. 제작비는 출연자인 자신과 신현빈의 스타일링 비용, 촬영장비 대여비만 들여 모두 250만 원.

김진표는 약 2만 장의 사진을 찍어 그중 7000장을 인화해 이를 연결하는 애니메이션 기법인 ‘스톱모션’과 ‘플립북’으로 뮤직비디오로 만들었다. 제작기간이 한달이나 걸렸고, 영양부족과 과로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져 대상포진에 걸리는 후유증도 겪었다.

곡 구성도 파격적이다. 보통의 노래는 한 절이 16마디지만 ‘가지 말걸 그랬어’는 36마디다. 곡의 대부분이 후크로 된 소위 ‘후크송’에 비하면 장대한 곡이다. 김진표는 “스토리텔링 형식으로 랩 가사를 쓰다보니 길어졌다”고 했다.

과거 록밴드 노바소닉에서 활약했던 김진표는 최근 밴드 리더이자 베이시스트인 김영석과 술을 마시며 “다시 한번 해볼까?” 이야기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아직 고민만 하고 있지만, 뭔가 재미있는 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며 여운을 남겼다.

사진제공|벅스뮤직

김원겸 기자 (트위터 @ziodadi)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