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화 박정진. 사진제공 = 한화이글스.
18일 두산전서 공 60개 던지며 투혼의 V
선수들 자신감 심어줘…1승 이상의 수확
이효봉 스포츠동아 해설위원은 “국내 왼손 투수 중 최정상급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평가했고, 두산 좌타자 김현수는 “최고로 꼽히는 김광현(SK)의 슬라이더보다 더 위력적인 것 같다”고 혀를 내둘렀다. 두산 김경문 감독 역시 19일 경기에 앞서 “오늘은 그 투수가 못 나온다는 것에 위안을 삼겠다”고 했다. 한화 왼손 불펜 박정진(35·사진) 얘기다. 선수들 자신감 심어줘…1승 이상의 수확
박정진은 18일 잠실 두산전에서 눈부신 피칭을 했다. 7-7 동점이 된 6회 2사 1·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9회까지 3.1이닝을 2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8회 1사 2·3루에서 상대 4번 타자 김동주와의 풀카운트 대결 끝에 몸쪽 꽉 찬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장면은 이날 투구의 백미. 김동주 타석 직전에 마운드에 올랐던 한대화 감독은 “구석구석 어렵게 던져 보고 안 되면 그냥 1루에 보내겠다고 하더니, 1-3에서 스트라이크 두 개를 그냥 구석에 꽂아 넣더라”며 흐뭇하게 웃었다.
요즘 박정진은 ‘한화 불펜의 류현진’으로 통한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하고, 누구보다 절대적인 결과를 보여준다는 의미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부터 9경기·14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 그 사이 삼진은 무려 20개를 솎아 냈다. 박정진은 “한 때는 야구가 절실하다기보다 그냥 ‘열심히 해야 하는 것’ 정도로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도 늘 2군에 묻혀 있다 보니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위기감이 생겼다”면서 “이제는 ‘노력은 배반하지 않는다’는 진리를 실감한다”고 했다.
혼신을 다했던 박정진의 공 60개는 한화에 1승 이상의 수확을 안겼다. 위급한 상황에서 그가 마운드에 올랐을 때, 팀 전체가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것. 그게 바로 ‘믿음의 힘’이다.
잠실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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