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지동원, 그의 머리로 시작해 머리로 끝냈다

입력 2011-06-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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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지동원의 선제골과 구자철의 결승골에 힙입어 2-1로 승리한 한국대표팀 선수들이 경기 종료 직후 그라운드에서 주장 박주영의 결혼을 축하하는 헹가래를 하고 있다. 전주ㅣ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스타플러스 | 스무살 지동원

가나전 전반11분 헤딩골로 포문 열어
아시아 제외한 팀서 뽑은 첫 A매치 골
구자철 결승골도 지동원 머리서 출발
발재간도 탁월…유럽무대 진출 성큼
약관의 나이에 불과한 지동원(20·전남 드래곤즈)이 기라성 같은 선배들 사이에서 북치고 장구 쳤다. 지동원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전반 11분, 헤딩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종료직전 구자철의 결승골도 지동원의 머리에서 시작됐다. 팀의 2골에 모두 관여하며 맹활약을 펼쳤다.

전반 지동원은 기성용의 날카로운 오른쪽 코너킥을 받아 펄쩍 점프하며 헤딩으로 그물을 흔들었다. 장신의 상대 수비수와 경합을 이겨낸 점이 4일 전 세르비아 전의 박주영과 비슷했다. 후반 종료직전에는 크로스를 받아 지체 없이 반대편 골문으로 감각적인 헤딩슛을 날렸다. 상대 골키퍼 리차드 킹슨이 겨우 쳐낸 볼을 구자철이 달려들며 마무리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A매치에서 시리아와 인도, 우즈베키스탄 등 아시아 팀을 상대로만 5골을 기록 중이던 지동원은 아프리카의 별이라 불리는 강호 가나 골문을 열어젖혔다. 최근 유럽 무대 러브 콜이 결코 시기상조가 아니라는 걸 보여줬다.

1월 28일 우즈베키스탄과의 카타르 아시안 컵 3,4위전 이후 5개월 여 만에 터진 A매치 득점. A매치 10경기 출전에 6호 골로 경기 수가 많지 않은 걸 감안해도 2경기 당 1골 이상의 가공할 득점력이다.

지동원은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최전방의 박주영, 반대편 측면의 이청용과 호흡을 맞췄다. 지동원은 186cm의 장신에도 불구하고 키핑 능력과 발 기술이 뛰어나다. 조광래 감독은 박지성의 공백을 지동원과 박주영의 스위치 플레이로 충분히 메울 수 있으리라 기대했고 적중했다.

박주영이 중원으로 내려오거나 측면으로 빠지면 지동원이 그 틈을 파고들어 여러 차례 찬스를 만들었다. 감각적인 패스도 돋보였다. 특히 후반 30분 상대 수비 2명을 순식간에 제치고 왼쪽을 돌파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다. 한국축구는 박주영 이후 대형 공격수 부재에 목말라하고 있다.

올 초 아시안 컵을 통해 자신이 그 뒤를 이을 재목임을 살짝 내비쳤던 지동원은 이제 유망주를 넘어 에이스로 발돋움하고 있음을 스스로 증명했다. 그러나 정작 본인은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지동원은 “가나는 강했고 체력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오늘 꼭 골을 넣고 싶었는데 생각대로 이뤄져 정말 기쁘다. 그러나 패스미스 등 실수가 너무 많았다.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 것 같다”고 밝혔다. 유럽 진출에 관해서는 “오늘 골로 유럽을 가고 못 가고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며 말을 아꼈다.

전주 | 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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