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넥센 장영석
넥센 영파워 ‘유쾌한 모험’
3루수로 시즌 출발했지만 타율 저조강한어깨 눈여겨 본 코치진 투수 권유
던질수록 고교시절 에이스 본능 꿈틀
정민태 코치 “내년 선발감”깊은 신뢰2월 넥센의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이던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고된 훈련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면, 선수단은 모두 녹초가 돼 있었다. 창가의 불빛이 하나 둘씩 꺼질 무렵, 또다시 배트를 들고 숙소앞 주차장으로 향하는 선수가 있었다. 장영석(21·사진)은 온 몸을 땀으로 흠뻑 적신 뒤에서야, 거친 숨을 몰아쉬며 방으로 향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그런 그를 먼발치서 흐뭇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대형 3루수로서 자질이 충분하다”는 평가도 따라왔다. 하지만 5개월이 지난 지금. 장영석은 배트를 내려놓고, 투수조 훈련에 동참하고 있다. 6월 중순 경, 야구인생을 바꿀 중대결심을 했기 때문이다.
○잃어버린 3년? 내 길을 찾은 시간
시즌 초반 주전 3루수로 출장했지만, 성적은 기대 이하였다. 34경기에서 기록한 타율은 0.179. 그의 강한 어깨를 눈여겨 본 일부 코칭스태프는 투수전향을 권유했다. 팀으로서나, 개인으로서나 큰 모험이었다. 이제 겨우 고졸 프로 3년차. 타자로서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이 더 필요한 것일 수도 있었다. 신인 때부터 ‘마운드에 서보고 싶다’는 욕심은 있었지만,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었다. 숙고할 시간이 필요했다. 1주일 동안 핸드폰을 내려놓고, ‘잠수’를 탔다. 운동하면서 한 번도 부모 속을 썩인 적 없던 아들이, 처음으로 부모에게 반기를 든 시기이기도 했다. “‘3년의 시간은 너에게 뭐였냐?’고 하시는데 저도 드릴 말씀이 없었어요. 그래도 ‘이 길이 제 길인 것 같다’고, ‘공을 던질 때 가장 즐겁다’고…. ‘지금처럼 믿어 달라’고 말씀드렸죠.”
○내가 던지는 것은 ‘젊음’과 ‘도전’
9일 대전 한화전을 앞둔 장영석은 정민태 투수코치가 보는 앞에서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직구는 이미 테스트 때도 시속 143km가 나올 정도.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여러 구종들도 시험 삼아 던졌다. 한 때 부천고 에이스로 활약했던 실력이 꿈틀거렸다. 정 코치는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안다. 내년에 선발진입을 목표로 키우고 있다”며 흡족한 모습이었다. 옆에서 장영석의 투구를 지켜보던 김성태(넥센) 역시 “공을 때리는 타점이 일정하다. 슬라이더는 윤석민(KIA)의 것을 보는 것 같다”며 웃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젊다는 것은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잖아요. 이제 스물 한 살인데요. 솔직히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저는 갑니다. 홈런타자를 포기했으니 10승은 해야지요.”
목동|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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