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10구단 연고지? 수원이 최적” 42%

입력 2011-07-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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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주인이 없었던 창원 마산구장은 제9구단 엔씨소프트를 품에 안았다. 그리고 프로야구 열 번째 심장의 태동이 시작됐다. 수원과 성남, 용인 등 수도권, 전주와 군산을 아우르는 전북권 등이 새로운 연고지 후보로 꼽혔다. 롯데의 홈경기가 이벤트처럼 열렸던 마산구장. 스포츠동아 DB

야구계 파워엘리트 50명 설문 “10구단 연고지는 어디?”
“수원, 관중·인프라·기업유치 등 최상 조건”
선수 62.5% 절대 지지…“수도권팀 바람직”

9명 “전주 등 4곳 연합한 전북 흥행에 장점”
4명, 지역안배 차원 후보지 강원도 추천도
창원을 연고로 하는 9구단 엔씨소프트의 창단 이후 장기적으로 10구단 체제로 가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바람에 부응하듯, 각 지방자치단체에서 10구단을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게 펼쳐지고 있다.

이미 수원시가 공식적으로 KBO에 유치의향서를 제출했고, 전주·군산·익산·완주시(이하 전북) 등 전북 4개 도시가 전주를 대표로 해 야구단 유치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히고 유치전에 뛰어들 준비를 하고 있다. 전북은 이달 말이나 늦어도 8월 초에는 유치의향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이 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뜨겁게 일고 있는 프로야구 붐에 힘입어 광명시, 고양시, 부천시, 용인시 등도 KBO에 유치 조건을 문의하는 등 잠재적인 10구단 유치 희망도시도 넘쳐나고 있다. 이에 스포츠동아는 야구계 파워엘리트 50명에게 ‘10구단 연고지, 어디가 최적인가’를 주제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수원시, 42%로 최다 지지

여러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을 설명한 뒤 설문대상자에게 주관식으로 자연스럽게 응답을 유도한 결과, 수원을 지목한 응답자는 총 50명 중 21명(42%)으로 10구단 후보지 중에서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

수원을 꼽은 응답자는 설문응답군별로 고르게 나왔고, 특히 선수(16명 중 10명)들의 답변 비율이 높았다. 전주 등 4개 도시 연합체인 전북을 꼽은 응답자는 9명이었고, 용인시와 성남시를 포함해 경기도라고 답한 응답자도 7명으로 나타났다. 광역의 의미로 수도권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4명이었고, 강원도를 지목한 응답자도 4명 있었다.


○왜 수원인가

수원과 전북 등 각 유치희망도시의 유치 조건이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수원을 꼽은 대부분 응답자들은 수원이 갖고 있는 지리적 특성에 주목했다.

삼성 이성근 운영팀장은 “공단지대를 끼고 있어 충분한 관중 저변을 갖고 있고, 수원구장은 약간만 리모델링을 해도 프로 홈구장으로서 손색이 없다”고 했다. 넥센 이숭용도 “예전에는 관중이 많지 않았지만 최근에는 지차제에서 적극적으로 협조할 의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팬을 끌어모으기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KIA 황병일 코치도 “인구의 절반이 살고 있는 수도권에 5개 팀이 있는 구도도 나쁘지 않다. 인프라를 생각하면 수도권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답하며 수원의 손을 들었다. 두산 손시헌은 “날씨 등을 고려하면 서울 위쪽, 경기도 북부 등은 선수 입장에서 힘들다. 기업을 끌어들인다는 측면에서 봤을 때도, 수원이 가장 낫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래서 전북이다

수적으로는 수원에 미치지 못했지만 전북에 10구단이 들어와야 한다는 논리도 만만치 않았다.

롯데 조성환은 “파트너가 될 수 있는 기업에게 큰 메리트만 줄 수 있다면 전반적인 프로야구의 구도나 아마추어 야구 활성화 측면에서도 수도권보다는 전북이 좋다”고 했고, 한화 김혁민은 “예전에 쌍방울의 연고지였던 지역이기에 프로야구단 운영의 노하우를 많이 알 것이다. 특히 영남에는 이제 3개팀이 됐는데, 호남쪽에는 KIA 밖에 없다는 측면도 불공평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LG 이일재 홍보팀장은 “전제 조건은 지자체가 확실한 의지를 가지고 충분한 지원을 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면서 “같은 조건이라면 수도권에 팀이 너무 많아 전북이 좋을 것”이라고 했다. 모 구단 한 코치는 “군산 경기에 가보면 열기가 참 대단하다는 것을 느낀다”며 “지역안배와 흥행 측면에서 전북이 좋다”고 했다.


○주목할만한 소수 의견

안경현 SBS-ESPN 해설위원은 “고향이라서 이렇게 생각하는 게 아니다”고 전제한 뒤 “지역안배 차원에서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교통 인프라도 계속 발전되고 있고, 야구에 대한 지역 관심도 높다”며 강원도 유치를 희망했다.

이용철 KBS 해설위원도 “평창동계올림픽이 개최되면서 최적의 인프라가 갖춰질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인천에서 강원도까지 60분 안에 돌파하는 교통망이 구축되면 충분히 프로야구 구단입지로 발전할 수 있다”며 똑같이 강원도를 10구단 후보지로 꼽았다.

LG 박종훈 감독은 “현재 프로야구를 치를 수 있는 야구장이 없다는 점이 걸리지만 성남시가 괜찮을 것 같다”면서 “특히 분당쪽에 야구장이 지어진다면 용인 수원 등의 팬까지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효봉 해설위원도 “SK가 인천에 있고, 서울에 3개팀이 있으니 1000만 인구 경기도에도 1개 팀이 있었으면 좋겠다. 수원, 용인 등 모두 좋은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보류 의견을 낸 한화 노재덕 단장은 “전북은 쌍방울을 이미 보유했었고, 수원도 현대 시절 홈경기를 치러봤으니 유리한 면이 있을 것”이라면서도 “지자체에서 얼마나 의욕적인 플랜을 제시하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또 지역 도민 혹은 시민들이 프로야구단 유치에 얼나마 큰 열의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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