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롤러코스터 베이스볼] 이대호 0홈런 굴욕…“강민호 ‘마구’에 당했어”

입력 2011-07-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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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들의 잔치가 한여름 밤을 수놓았어요. 피 말리는 순위경쟁의 긴장감도 잠시 잊을 수 있었던 시간이에요. 축제의 와중에도 삼성 카도쿠라, KIA 이대진, 롯데 최향남은 웨이버로 풀려 새 둥지를 찾아봐야 하는 처지가 됐고요. 축제에 빠져서는 안 될 뒤풀이, 롤러코스터가 따라가요.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진행되는 용병 물갈이를 둘러싼 뒷이야기도 있어요.


“에이스 박현준 올스타전서 힘 다 뺄라”


○연장 10회 정성훈 동점타에 긴장한 LG


결과적으로 올스타전은 LG 잔치였어요. 사상 첫 승부치기로 진행된 연장 10회말 2사서 정성훈이 동점타를 친 데 이어 이병규가 행운의 끝내기 안타를 쳐 웨스턴리그가 5-4로 이겼으니까요. 박현준은 승리투수(승부치기라 공식기록으로는 인정받지 못함)가 됐고요.

그런데 이병규의 안타가 터지기 전까지 덕아웃 바깥의 LG 관계자들은 좌불안석이었어요. 심지어 정성훈의 동점타가 나왔을 때도 기뻐하기보다는 오히려 흙빛이었어요. 9회 등판한 박현준이 승부가 연장으로 흘러가는 바람에 10회도 던진 마당에 정성훈의 동점타로 그냥 이닝이 종료돼 11회까지 넘어가면 또 던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니까요.

9이닝에 맞춰 투수 사용을 분담한 탓에 박현준을 대신할 투수가 남아있지 않았던 거죠. 실제로는 11회로 넘어갈 경우 내야수 정성훈이 등판하기로 돼 있었지만 LG 관계자들은 사정을 몰랐나 봐요. 요즘 4강 노이로제에 걸려있는 LG는 26일부터 두산과 3연전이 예정돼 있는데 ‘두산 킬러’ 박현준이 힘을 ‘엉뚱한 곳’에 소진하고 있으니 미칠 노릇이었겠죠. 이병규의 끝내기안타가 여러 사람 살린 셈이에요.


“홈런레이스 배팅볼 구위가 기가 막혀”

○강민호만 철석처럼 믿은 이대호의 굴욕?


롯데 이대호는 올스타전 홈런 레이스에서 ‘빵 홈런’의 굴욕을 당했어요.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니 원인이 있었어요. 팀 후배 강민호의 현란한 볼끝에 당한 거래요. 이대호처럼 강민호도 홈런 레이스에 참가했는데요. 강민호는 원래 홈런 레이스에 들어설 때 배팅볼 투수로 이대호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출전자들이 배팅볼 투수로 포수를 선호하자 급히 두산 양의지로 바꿨고요. 그런데 결과는 고작 1홈런이었어요. 강민호는 양의지를 향해 “볼이 높잖아!”라며 애꿎은 뒤끝(?)까지 부렸고요. 반면 이대호는 강민호를 믿고 그대로 맡겼죠. 이틀 전 홈런 레이스 예행연습에서 강민호가 던져준 볼을 쳐서 홈런성 타구를 뻥뻥 만들어냈기 때문이죠. 그런데 막상 실전에선 강민호의 볼이 이상하더라나요. 힘이 실려 있었고 심지어 볼끝이 살짝살짝 휘기까지 했대요. 이대호는 방망이를 힘차게 휘둘러 봤지만 안타성 타구만 연신 나왔을 뿐이에요. 결국 0홈런으로 끝났고, 방금 전까지 양의지에게 호통 치던 기세는 어디로 갔는지 강민호는 “빨리 도망가야겠다”며 후다닥 몸을 피했어요.


“한국 오라” 마이너 동료들에 적극 권유

○KIA 트레비스는 용병 브로커?

KIA 트레비스는 ‘모범 용병’ 중 한 명이에요. 나가는 경기마다 기본 이상은 해주고, 외모도 배우처럼 잘 생겼어요. 그래서 감독과 선수, 팬들의 총애를 받고 있어요. 득점 지원을 많이 받지 못했던 게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죠. 조범현 감독도 “벌써 10승은 했어야 하는데 운이 안 따라서 7승밖에(?) 못했다”며 아쉬워할 정도죠.

그래도 트레비스는 “마이너리그에서는 17경기에 나가서 3승밖에 못한 적도 있다”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해요. 오히려 한국야구에 푹 빠진 모양이에요. 야구만 잘 하면 대우도 받고 팬들의 응원도 열광적이니까요. 그래서 요즘 트레비스는 ‘한국야구 브로커’로 나섰어요. 마이너리그에 있는 동료들에게 한국행을 적극 권유하는 거죠. 그냥 추천만 하는 게 아니에요. 정보도 준대요. 예를 들면 “수도권 A구단과 지방 B구단에 지금 용병 퇴출설이 있다. 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좋은 리그다. 한국 스카우트들이 가 있을 테니 잘 생각해봐라” 하는 식으로요. 스스로 친구가 필요해서이기도 할 테지만 자신감이 없다면 함부로 추천하지 못하겠죠. 트레비스, 진짜 한국이 좋은가 봐요.

[스포츠1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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