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로 추대된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은 ‘사진으로 본 한국야구 100년’을 출간한 공로로 2006년 일구대상을 수상하는 등 남다른 야구 사랑을 펼쳐 왔다. 이제 KBO 수장으로서 한국 프로야구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어야하는 막중한 책임을 안게 됐다.
구본능 신임 총재의 과제와 임무
중립적 위상 확보…행정조직 안정 노력
이해조정자로서 전 구단의 지지 얻어야
한국프로야구를 이끌어갈 새 수장의 추대과정은 한마디로 ‘난산’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이 한국야구위원회(KBO) 제19대 총재로 추대됐으나 유영구 전 총재의 낙마 이후 3개월간 한국프로야구는 적잖은 생채기와 진통을 경험했다.
그렇기에 새 총재의 첫 착수점이 중요하다. 새 총재에 거는 야구계의 기대와 우려 또한 직시해야 한다. 출범 30년, 700만 관중시대를 기대하는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할 구본능 신임 총재의 당면과제와 임무를 점검해본다.
○중립적 위상의 확보는 기본
5월 이후 새 총재의 탄생과정은 흡사 ‘수건돌리기’를 연상시켰다. 초기에는 SK 삼성 LG의 3개 구단이, 최근에는 나머지 5개 구단이 KBO로부터 구단주를 대상으로 한 총재직 수용을 권유받고는 한결같이 고사했다.
유영구 전 총재의 사퇴 직후 몇몇 정치권 인사들이 총재직에 잔뜩 눈독을 들일 때만 해도 ‘자율적으로 추대하겠다’며 완곡하게 거부의사를 밝혔던 8개 구단이 정작 ‘현실’에 직면해선 슬그머니 발들을 뺐다.
그 와중에 일부 구단끼리는 감정도 틀어졌다. 특히 LG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았다. 구단주 또는 구단주대행도 아닌 구본능 회장을 새 총재로 관철시키기 위해 LG가 초기부터 거부권만 행사했다는 것이다.
이들 구단은 2일 이사회를 하루 앞두고도 LG의 움직임에 불쾌한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그러나 정작 이사회 당일 큰 잡음은 없었다. 모두들 ‘원죄’가 있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대안(총재 후보자 배출 의지) 없이 반대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KBO는 신상우 전 총재가 곳간을 거덜 낸 이후로 구단들의 협조 없이는 정상 운영이 힘든 조직이 됐다. 아울러 커미셔너는 이해조정자여야 한다. 일부 구단간의 반목과 질시 속에 등장한 새 총재로선 한층 더 중립적인 위상으로 전 구단의 지지를 얻어야 한다.
○새로운 30년의 준비
2008∼2010년, 3년 연속 500만 관중을 돌파한 한국프로야구는 출범 30년을 맞은 올해 600만 관중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1·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의 선전과 2008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후광 속에 취임했던 유영구 전 총재는 폭발적 야구열기를 바탕으로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창단과 광주·대구의 야구장 신축 유도를 포함한 인프라 개선에서 상당한 치적을 쌓았다. 그렇다면 신임 총재의 당면과제도 명확해진다. 10구단의 창단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인프라 개선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인사가 만사
수장이 바뀌면 조직은 어수선해지는 법이다. 밖으로는 논공행상을 요구하는 목소리, 안으로는 인사에 대한 하마평이 들끓으면서 조직의 안정성이 위협받는 경우가 간혹 있다. KBO도 ‘낙하산 총재’ 시절 검증되지 않은 외부인사의 무분별한 영입으로 내홍을 겪은 바 있다.
낙하산 총재의 KBO 입성에 앞장선 뒤 직원들에게 줄서기를 강요한 사무총장도 있었다. KBO 총재의 고유권한 중 가장 실질적 권한은 인사권이다. 유영구 전 총재 재임기간부터 시작된 새 구단 창단과 인프라 개선 작업의 실무행정이 중단 없이 지속되려면 사무총장을 포함한 KBO 행정조직의 안정은 구본능 신임 총재체제의 연착륙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구본능 총재 프로필
▲1949년 3월 26일 부산 출생 ▲경남중·고∼고려대 ▲1975년 럭키금성상사 입사 ▲1988년 희성금속 감사 ▲1990년 상농기업 부사장 ▲1992년 희성금속 부회장 ▲1996년 희성그룹 회장 ▲2005년 대한야구협회 공로상 ▲2006년 일구회 일구대상
정재우 기자(트위터 @jace2020)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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