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양승호 감독은 9일 사직 넥센전에 앞서 “문규현이 어느덧 우리 팀의 키를 쥐고 있는 선수로 성장했다. 수비만 놓고 보면 김상수(삼성)보다 낫다”며 대견스러워했다. 문규현은 6월까지 1할대 타율에 허덕였지만 7월 이후 24경기에서 무려 0.397(68타수 27안타)의 타율로 타격에서도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8개 구단 통틀어 최고 타율이다.
극적 반전의 계기 중 하나는 타격 1위 이용규(KIA)의 기가 서린 방망이. 문규현은 “6월말 (이)대호(롯데) 형이 이용규로부터 방망이 한 자루를 얻어줬다”고 밝혔다. 원래 자신이 쓰던 것(860~870g·33.5인치)보다 작은 사이즈(840~850g·33인치)였지만 감이 좋았다. 그리고 그 방망이를 애지중지 다루며 한 달 넘게 쓰고 있다.
선수들은 보통 “타격감이 좋을 때 방망이가 부러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방망이는 보통 공이 끝이나 손잡이 부분에 맞을 때 부러진다. 타격감이 좋아 스위트 스폿에 주로 공을 맞춘다면 여간해선 방망이가 상할 염려가 없다. 실제로 2009년 페넌트레이스 막바지 불방망이를 과시했던 박정권(SK)도 한 달 넘게 같은 방망이를 썼다. 문규현은 언제까지 이용규표 방망이를 쓸 수 있을까.
한편 문규현은 9일 경기 3회말 1루주자로 나가 견제구에 황급히 귀루하다 왼쪽 발목을 다쳐 교체됐다. 롯데는 “왼쪽 발목염좌다. 상태를 지켜본 뒤 10일 병원 검진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직 | 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