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환 “기적같은 홀인원…엄마 생신선물”

입력 2011-08-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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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골프클럽에서 열린 LIG손해보험클래식 1라운드 18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이명환이 행운의 볼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26일 경기도 포천 일동레이크골프클럽에서 열린 LIG손해보험클래식 1라운드 18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한 이명환이 행운의 볼을 손에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명환, 컷 탈락 위기서 매직샷
LIG손보클래식 1R 17홀 까지 50위권
마지막홀서 홀인원 단숨에 28위 껑충
1억 8000만원 상당 BMW 승용차 부상
경기도 포천시 일동레이크 골프클럽 18번홀. 정적이 흐르던 그린 주변에서 갑자기 ‘와’하는 함성과 함께 박수가 터졌다. 대회 첫 홀인원이 나왔다.

이명환(21·현대하이스코)은 26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LIG손해보험클래식(총상금 4억원) 첫날 마지막 18번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했다. 156m 거리에서 2번 하이브리드 클럽(18도)을 사용해 친 공이 홀 앞에 떨어졌다가 바로 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홀인원 부상으로는 1억8000만원 상당의 BMW 750Li 승용차가 걸려 있다. 우승상금 8000만 원의 두 배가 넘는다.

그린을 향해 걸어온 이명환은 갤러리들의 박수를 받으며 홀 안에 들어간 공을 꺼내고는 손을 흔들어 인사했다. 때마침 이날은 이명환의 어머니 한미화(46) 씨의 생일이었다.

“오늘이 엄마 생신인데 큰 선물을 해 드린 것 같아 기분이 좋다. 지금까지 한번도 엄마 생신 때 선물을 해드린 적이 없었는데 너무 좋다. 공이 홀 안으로 들어갈 때 소름이 돋는 것처럼 짜릿했다.”

이명환은 작년 정규투어에서 한 차례 쓴맛을 본 경험이 있다. 2010시드선발전을 54위로 통과해 조건부 출전권을 획득했던 이명환은 작년 4개 대회에 나갔지만 성적이 신통치 않았다. 고민 끝에 2부투어로 내려갔다. 조건부 시드를 갖고 있으면 매 대회 공백이 생겨야 출전할 기회가 있는데, 그렇게 기다리는 게 힘들었다. 대회 출전 기회가 적었기 때문에 당연히 상금을 딸 수 있는 기회도 별로 없었다.

2부투어에서 경기 감각을 익힌 이명환은 2011시드선발전을 24위로 통과하면서 마침내 정규투어 무대에 입성했다.

올해 성적은 기대 이상이다. 9개 대회에서 컷 탈락은 한번 뿐이다. 롯데칸타타여자오픈과 히든밸리여자오픈에서는 3위와 5위에 오르면서 서서히 우승권에 다가서고 있다.

이명환은 이날 17번홀까지 2오버파를 쳐 공동 50위권에 머물렀다. 컷 탈락 위기였다. 마지막 18번홀에서 한번에 2타를 줄이면서 순위도 공동 28위로 상승했다.

이명환은 “이번에도 컷오프 되도 좋으니까 이거라도 타 가지고 가자라고 생각을 하고 쳤는데 그게 현실이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한편 1라운드에서는 이민영(19·LIG)과 이으뜸(19)이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선두로 나섰다. 시즌 2승을 노리는 양수진(20·넵스)은 2언더파 70타로 김보경(25·던롭스릭슨) 등과 함께 공동 6위에 올랐다.

포천 | 주영로 기자(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 | KLPG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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