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창진. 스포츠동아DB
日 전훈 연습경기서 로드에 불호령…역시 ‘호랑이’
“열심히 안 뛰어? 리바운드 적극적으로 가담하고!”, “너, 당장 나와 어디서 주접이야!”KT 전창진(사진) 감독의 목소리가 체육관에 쩌렁쩌렁 울렸다. 일본에서 전지훈련 중인 KT는 도쿄에서 1일 도시바, 2일 토요타 등 일본농구 강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약속된 공격·수비 패턴을 실전에 적용하고 있다.
특히 전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26·203cm)에게 수차례 호통을 치며 더 완벽한 팀플레이를 주문했다. 로드를 야단치는 전 감독의 목소리에 놀라 상대 팀 선수들까지 숙연해졌다. 통역까지 호통의 수위를 조금 낮춰 전달하다 전 감독에게 불호령을 받았다. 국내 모든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외국인 선수를 이처럼 강하게 조련하는 지도자는 전 감독이 유일하다. 그러나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로드는 KBL이 5년 만에 외국인선수 선발 방식을 트라이아웃에서 자유계약으로 변경한 후 동부 로드 벤슨(207cm)과 함께 유이하게 재계약에 성공했다.
KBL은 외국인 선수 보유를 1명으로 줄이면서 연봉 상한선을 40만 달러로 대폭 올렸고 영입 리그 제한을 NBA 경력 선수(3년)와 유로 리그 및 유로 컵 대회에 출전한 선수(2년)로 크게 축소했다. 제도 변경과 동시에 삼성이 2m21cm의 대형 센터 피터 라모스, 전자랜드가 NBA출신 잭슨 브로먼(2m8cm)등 지난 5년간 한국에서 볼 수 없었던 특급 선수를 영입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규리그 1위 KT의 선택은 자유계약이 아닌 트라이아웃에서 전체 20순위로 지명한 찰스 로드였다. 더군다나 연봉까지 17만5000달러에서 30만 달러로 대폭 올려줬다.
전 감독은 로드가 연습경기에서 약속된 공격 패턴을 수행하지 못한 후 상대 팀의 격한 수비 때문이라고 핑계를 대자 곧장 교체한 후 “넌 아직 대단한 선수가 아니다. 착각하지마라. 내일이라도 당장 집에 보낼 수 있다”고 호통 쳤다. 사실 전 감독은 로드보다 개인기가 더 화려하고 영입이 가능한 외국인 선수 리스트를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을 통해 KT 특유의 조직력 농구를 습득했고 많은 시간을 뛸 수 있는 체력을 믿고 로드를 택했다. 전 감독은 “성실하고 착해 동료들과 잘 어울리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나 오늘 같은 플레이는 용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고개를 푹 숙이고 감독에게 야단을 맞은 로드는 “자유계약으로 뛰어난 외국인 선수가 많아진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더 열심히 해서 올해는 플레이오프까지 좋은 성적을 올리는데 보탬이 되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도쿄|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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