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하필 위내시경 검사 안받아…아! 장 감독

입력 2011-09-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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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침통한 대구구장의 풍경

삼성 류중일 감독의 유니폼 오른쪽 소매에는 ‘근조’라고 적힌 까만 리본이 달려 있었다. 삼성 선수들 역시 같은 리본을 달고 훈련에 임했다. 어둡게 가라앉은 7일 대구구장의 풍경. 암으로 세상을 떠난 고(故) 장효조 2군 감독을 추모하기 위해서였다.

류 감독은 착잡하고 까칠한 얼굴로 평소보다 조금 늦게 덕아웃에 나타났다. “전화기를 꺼 놓고 잠을 자다 오전 9시쯤 이성근 운영팀장에게 소식을 전해 들었다”고 했다. 류 감독은 삼덕초등학교와 대구중학교, 한양대 선배인 고인과 인연이 깊다.

“프로에 처음 왔을 때 의지도 많이 하고 나무 배트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 분이다. 1999년에는 2군에서 함께 코치 생활을 시작했고 1군에도 함께 올라와 룸메이트를 할 정도로 가깝게 지냈다”면서 “최근에 문병을 갔더니 이미 복수가 차고 황달기가 시작됐을 정도로 상황이 안 좋았다. 안타까운 마음뿐”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장 감독은 지난해 코칭스태프 건강 검진 때 하필이면 위 내시경을 받지 않았다. 류 감독은 “겉으로는 강해 보여도 마음은 여린 사람이라 아마도 겁이 났던 것 같다”고 했다. 조금만 더 빨리 발견했다면 이렇게 속절없이 보내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뜻에서였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안타까워하기는 마찬가지다. “7월 올스타전에서 ‘레전드 올스타 10’으로 만났을 때만 해도 웃고 떠들며 장난칠 만큼 멀쩡했다. 그런데 이렇게 빨리 떠나다니…”라며 망연자실했다.

삼성은 대구가 배출한 야구 영웅의 마지막을 기리기 위해 추모 현수막을 야구장 안팎에 내걸었다. 그리고 경기전 양팀 선수단의 묵념과 함께 추모 영상을 상영했다. 치어리더를 비롯한 응원단의 앰프 응원도 당연히 생략. 삼성 1·2군 선수단은 8일 경기를 마친 후 빈소를 단체 방문할 예정이다. 류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는 9일 오전 발인까지 함께 한다.

대구|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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