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남’ 이미지로 팬들을 넓히고 있는 연기자 이현진. 가을께 개봉하는 영화 ‘미스터 아이돌’로 관객을 만난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노래와 인연 없을 줄 알았는데
맡는 역마다 매번 노래 연기…하하
내 안에 잠재돼 있는 짐승남 본능
이젠 강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알고 보면 저 그렇게 훈훈한 남자 아닌 데요….”
우윳빛의 매끈한 피부에 양 볼에 움푹 파이는 보조개로 인해 ‘훈남’의 매력을 발산하는 이현진(26)은 “제 안에 훈남의 모습만 있는 건 절대 아니다”고 했다.
20대 남자 연예인이라면 탐날 만한 매력을 가졌는데도 그는 쉽게 만족하지 못했다. 오히려 “강한 남자, 모험심이 강한 남자”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현진은 MBC 드라마 ‘넌 내게 반했어’에 이어 10월에 개봉하는 ‘미스터 아이돌’로 다시 관객과 만난다. 천재 음악가를 연기한 드라마에 이어 영화에서도 화려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아이돌 가수 역을 맡았다.
연달아 노래하는 역을 맡은 것에 대해 이현진은 “노래와는 묘한 인연”이라고 웃었다.
“연기를 시작하기 전에 한 음반기획사에 연습생이 될 뻔 했어요. 솔로 가수를 준비하는 제안을 받고 노래 테스트를 받았는데 너무 못 부르니까 그 뒤로 없던 일이 됐죠. 하하. 노래는 저와 인연이 아닌 줄 알았는데 계속 노래하는 역을 맡게 되니 신기해요.”
이현진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을 앞두고 3∼4개월 동안 전문가로부터 집중적인 노래 지도를 받았다. 시간을 들인만큼 실력은 늘었다. 그는 “드라마의 천재 음악가까지는 못 되지만 이제는 자신있게 노래 부를 수 있다”고 귀띔했다.
이현진은 2007년 MBC 시트콤 ‘김치 치즈 스마일’로 데뷔했다. 대학(중앙대 산업경제학)을 다니다 패션잡지 모델에 도전했던 그는 연예 관계자들의 눈에 띄는 수순을 밟으며 자연스럽게 연기를 시작했다.
“고등학생 때부터 닥치는 대로 아르바이트를 했어요. 두 달 동안 일해서 80만원을 벌었는데 대학 선배 형은 같은 시간에 모델 일로 400만원을 번 거예요. 승부욕이 생겼죠. 오기로 모델 일에 도전했어요.”
이현진이 얼굴을 알린 건 2009년 SBS 드라마 ‘가문의 영광’을 통해서다. 연상의 여교수를 짝사랑하는 대학생으로 등장해 훈훈한 이미지로 눈길을 끌었다. 이후 비슷한 모습으로 ‘보석비빔밥’ ‘바람 불어 좋은 날’ 등의 드라마에 출연했다.
“솔직히 실제 모습은 마냥 훈훈하지 않아요. 강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남자 냄새가 많이 나는 역할이요.”
‘미스터 아이돌’에는 이현진의 이런 바람이 조금 발현됐다. 4인조 인기 아이돌 그룹의 리더 역을 맡은 그는 사랑의 상처로 인해 비극적인 죽음을 맞는 비운의 캐릭터를 연기했다.
“등장인물 중에 유일하게 키스 신도 있고 멜로 연기도 해요. 영화에 나오는 그 어떤 역할보다 더 욕심이 났어요.”
패션모델 출신답게 186cm의 키에 균형 잡힌 근육질 몸매를 지닌 이현진은 촬영이 없는 요즘도 일주일에 5일동안 하루 1시간50분씩 운동을 한다. 최근에는 스포츠영양학까지 독학으로 익혀 음식조절도 직접 계획을 짜서 실천한다.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데 아깝잖아요. 빨리 제 몸을 써서 연기하는 작품을 만나고 싶어요.”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deinhar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