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을 보는 두산…감독만 보는 LG

입력 2011-09-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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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LG의 엇갈린 9월 행보두산 탄탄한 선발진 바탕 한달 승률 1위신인 테스트·내부경쟁 등 리빌딩 진행LG무너진 선발…타선 집중력도 부족주전 총력 등 올 가을야구 진출에 급급
5위와 6위, ‘서울라이벌’ LG와 두산의 성적표다. 하지만 9월만 놓고 봤을 때 명암은 극명히 갈렸다. 두산이 최근 10경기 8승2패로 본연의 모습을 되찾은 반면, 4강 싸움을 준비 중이었던 LG는 2승8패라는 참혹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사실상 가을야구가 멀어진 두 팀의 행보도 반대다. 두산은 적극적으로 신예선수들을 기용하며 내년 시즌 준비에 돌입했지만 LG는 아직 올 시즌에 묶여있는 모습이다.

○두산과 LG의 9월 엇갈린 명암

두산은 시즌 초반 사건사고에 휘말리며 순위가 7위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김광수 감독대행체제로 전환된 뒤 팀이 재정비됐고 9월 8승2패로 8개 구단 중 월간 승률 1위를 기록 중이다. 선발진 안정이 주효했다. 김선우-니퍼트가 착실히 원투펀치 역할을 해주고 있고 이용찬 김상현 김승회 등 3, 4, 5선발들도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페르난도가 마무리로 보직이동하면서 뒷문까지 확실해졌다. 반대로 LG는 전반기 1, 2위를 달릴 수 있게 해줬던 선발들이 무너졌다. 현재 박현준은 어깨 뭉침, 리즈는 어깨 회전근 염증으로 상태가 좋지 않아 마지막 반전을 위한 동력도 잃은 셈이다. 결정적일 때 침묵하는 타선도 문제다.

현 4위 KIA가 잔여경기 5할 승률(5승5패)을 한다고 가정했을 때 두산은 21경기 18승3패, LG는 18경기 16승2패를 해야 4강 진출이 가능하다. 1995년 두산이 LG에 6경기차로 뒤져있다가 마지막 18승2패를 거둔 기적이 두 팀에 일어나지 않는 한 포스트시즌은 남의 잔치가 될 공산이 크다.

○팀 리빌딩이냐? 시즌 성적이냐?

현 상황을 받아들이는 두 팀의 태도도 다르다. 두산은, 물론 이기기 위해 싸우고 있지만 내년 시즌을 위한 리빌딩까지 함께 진행하고 있다. 김 감독대행은 승전과 패전을 확실히 구분해 선수를 기용하고 있다. 실제 11일 잠실 KIA전 경기 초반 대량실점하자 올 시즌 신예 안규영과 양현을 과감히 투입해 테스트했다. 뿐만 아니다.

시즌 후 군대에 가는 최준석을 대신할 후보로 꼽히는 윤석민에게 꾸준히 기회를 부여하고 있고, 고영민을 비롯해 임재철 이성열 등을 대주자, 대타로 내보내며 벌써부터 내부경쟁을 유도하고 있다.

LG는 아직까지 올 시즌에 총력을 가하고 있는 모양새다. 주전 위주의 기용과 이기는 쪽에 맞춰진 계투투입만 봐도 그렇다. LG 박종훈 감독은 13일 “풀타임 선발진이 없었던 게 컸다. 1군, 2군을 오가는 투수 30명, 1군에서 기량을 갖춘 22명∼23명 투수가 로테이션 됐어야하는데 자원이 없었다”고 푸념했지만 사실 여유가 없었다. 9년만의 가을야구가 어느 때보다 간절했던 팀 사정상 리빌딩보다는 결과내기에 급급했기 때문이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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