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 임상협이 16일 제주와 K리그 28라운드 홈경기에서 2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골을 넣은 뒤 포효하며 세리머니하고 있는 임상협. 사진제공|부산 아이파크
■ 부산 임상협
꽃미남 킬러, 제주전 2골…팀 5위 견인
벌써 시즌 10골…작년 이적후 성공시대
부산 안익수 감독은 선수들을 “우리 아이들”이라고 부른다. 튀는 행동은 용납하지 않는다. 안 감독 역시 인터뷰 등 공식적인 자리에서 특정 선수를 지목해 칭찬하거나 평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노력한 성과가 나타난다. 지적할 게 거의 없는 선수들 중 하나”라며 이례적인 칭찬을 했다. 주인공은 ‘부산 꽃미남’ 임상협(23)이다.
1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K리그 28라운드 홈경기에서 왼쪽 윙 포워드로 나선 임상협은 2골을 몰아치며 부산의 3-1 완승을 진두지휘했다. 중요한 승부처에서 펄펄 난 임상협은 구세주였다.
최근 3경기 무승(1무2패)에서 탈출한 부산은 승점 43을 획득, 정규리그 5위로 도약해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뉴 스타로 떠오르기까지 쉬운 행보는 아니었다. 작년까지 전북에서 뛴 임상협은 이요한과 함께 정성훈-이승현 콤비와 2대2 트레이드됐다. 본인이 원한 이적이 아니었다. 자존심에도 상처를 입었다.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2009시즌 전북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섰지만 작년까진 추락의 연속이었다.
첫 해 17경기에 나서 1골 1도움에 머무른 뒤 2010년은 7경기 출전에 그쳤다. 공격 포인트는 제로(0). 부산 팬들이 임상협이 트레이드 입단했을 때 “우리(부산)가 손해 보는 장사를 했다”는 평가를 한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부산에서 임상협은 다시 태어났다. “갈 데까지 갔다”고 마음을 다잡자 차곡차곡 포인트가 쌓였다. 최근 팀의 부진과 궤를 함께하며 침묵을 이어가기도 했지만 6강 PO의 중요한 승부처였던 제주전에서 골 맛을 봤다. 올 시즌 10골 2도움으로, 목표한 공격포인트 15에 근접했다.
임상협은 “부산에서 정신 상태와 프로의식 등 모든 게 바뀌었다. 하나하나 감독님이 고쳐주시고, 최상으로 경기를 할 수 있게끔 도와주신다. 이젠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겠다”고 주먹을 쥐어보였다.
안익수 감독은 “자기관리, 생활, 마인드부터 다르다. 많은 조언이 필요 없는 선수”라며 제자의 성장에 갈채를 보냈다.
부산|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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