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K 와이번스
다큐멘터리 영화의 배경은 자신이 배터리 코치로 몸담던 시절의 2009년 롯데였다. 한 코치에게 롯데는 청춘과 인생을 다 바친 이름이다. PK(부산·경남) 토박이인 한 코치는 1961년 마산에서 태어났다. 오직 그 공간에서만 성장했다. 동아대를 나와 1983년 롯데에 입단했다.
당시 롯데에는 심재원(작고)이라는 국가대표 출신 포수가 있었다. 그럼에도 한문연은 롯데의 안방을 거의 절반씩 도맡았다. 이럴 수 있었던 것은 당대의 에이스 최동원(작고) 덕분이었다.
최동원은 연배가 한참 위였던 심재원보다 두 살 아래인 한문연과 배터리로 호흡을 맞추는 것을 선호했다. 덕분에 거의 전담포수와 같은 위상을 확보할 수 있었다. 둘은 방까지 같이 썼다.
전성기 최동원의 레퍼토리는 강속구 외에 커브와 슬라이더였는데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커브 블로킹을 잘해줘 궁합이 맞았다. 화룡점정은 1984년 한국시리즈 우승이었다.
롯데는 1984년, 1992년 두 번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했다. 1984년은 포수로, 1992년은 코치로 우승했다. SK로 잠깐 떠났던 2002년만 제외하고 작년까지 롯데 한팀밖에 몰랐다.
이런 그가 팀을 옮겼고, 이제 적으로서 사직구장을 방문했다. 1차전을 앞두고 한 코치는 “적응이 안 된다”며 1루 롯데 덕아웃을 웃으며 바라봤다. 그러나 바로 “지금은 SK의 우승만 생각한다”고 또박또박 말했다.
사직|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